“코로나 펜데믹, 경제적 어려움은 누구에게 집중됐는가?” 경제적 피해에 대한 입체적 분석과 접근의 필요성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1년 11월 19일(금) 15:04

코로나19 팬데믹은 모든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인의 고용과 소비, 육체와 정신 건강, 사회적 관계 등 모든 일상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다. 코로나19의 가장 큰 영향은 감염과 이로 인한 사망이지만, 경제적 영향은 이보다 광범위하고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소비위축과 방역조치로 대면 서비스업종에 피해가 집중된 반면,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매출이 줄지 않거나 증가하는 업종도 생겨났다. 타격이 큰 업종에서는 정규직 여부를 불문하고 고용 위기가 발생하였을 수 있으나 주로 영세사업장 고용주와 여기에 고용된 임시, 일용직과 프리랜서 등의 특수형태 근로자가 코로나19의 주된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된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재난지원금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 정책이 중앙 및 지방정부 차원에서 실행되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경제적 피해가 어떤 집단에 집중되었고, 피해가 집중된 집단의 특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는 제한적으로 이루어졌고, 주로 소득이나 고용지위 등 개별 특성에 따른 영향만을 다루고 있어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에 대한 입체적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어디에 집중돼 있는지에 대한 최근 보고된 한 학술논문의 분석자료와 연구결과를 간단히 정리해 소개하고자 한다.

분석 자료는 가구 및 가구주의 특성과 코로나19의 영향에 대한 조사 결과를 담고 있어 코로나19가 소득 하위계층에게 미친 경제적 영향을 파악하기에 용이했다. 또한 분석을 통해 주관적, 객관적 경제적 어려움과 가구소득 감소 등 경제적 어려움이 컸던 집단의 특성을 도출하고, 이를 통한 정책적 함의를 덧붙이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피해가 집중된 집단은 자영업자와 프리랜서를 비롯한 특수형태 근로자, 저소득 가구 및 1인 가구와 한부모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집단은 코로나19 이후 주관적 경제적 어려움 인식, 월세와 공과금 연체 등 객관적 어려움 경험 수, 가구소득의 감소 여부에서 다른집단과 비교하여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음이 확인되었다.

가구 소득은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등 특수고용 노동자가 가구주인 경우 더 크게 감소했지만 가구주의 소득 수준이 높고 고학력인 가구의 소득감소 규모도 커 코로나19로 인한 소득 감소가 전 계층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저소득층은 가구 소득 감소 확률은 높으나 감소 정도는 오히려 적었는데, 가계 경제의 규모로 인해 큰 규모의 소득 감소가 발생할 수 없으나 적은 규모의 소득 하락이 발생하더라도 가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분석 자료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가구주 연령에 따른 코로나19의 영향이었다.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65세~79세 연령 집단은 극단적 어려움이나 가구소득 감소를 다른 연령계층보다 덜 경험하여 코로나19의 피해 정도가 오히려 적었다. 가구소득의 감소는 경제활동에 참가하여 감소할 근로소득이 있어야 나타날 수 있으므로, 다른 집단에 비해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은 노인 집단에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였다.

반면에 35~49세 연령집단이 주관적 어려움과 가구소득 감소 정도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 연령집단이 경제활동 참가율이 가장 높다는 점으로 설명된다.

월세와 공과금 연체, 균형 잡힌 식사를 못한 경험 등의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은 노인이 아닌 비노인 집단에서 더 많이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저소득 노인 집단은 기초연금과 같은 공적이전 소득에 의존하며 의류비, 교통통신비의 지출 비중이 적고 식비, 광열수도, 주거비 등의 필수재 중심의 불균형적 소비패턴을 갖는다. 필수재 중심의 제한적 소비생활에 익숙한 노인집단은 코로나19와 같은 외부적 충격에 따른 소비변화가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노인집단이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을 덜 받았다는 연구 결과는 80세 이상의 노인과 기초보장 수급자, 차상위 계층이 배제된 것임을 밝혔기에 이 부분은 해석에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가구형태별로는 1인 가구와 한부모 가구의 상대적 열악함이 확인되었다. 특히 1인 가구는 가구소득의 감소 확률뿐 아니라 감소 규모도 큰 것으로 나타나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1인 가구도 코로나19로 인한 소득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동 중인 가구원이 다수인 경우 소득이 감소하더라도 다른 가구원의 소득을 통해 완충될 수 있으나 홑벌이인 한부모 가구와 1인 가구는 이러한 완충기제가 작동될 수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한부모 가구는 코로나19로 인해 자녀돌봄 부담이 커져 근로 기회를 상실하거나 근로시간이 감소하였을 수 있는데, 경제적 지원과 더불어 아동의 안전과 돌봄을 위한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와 프리랜서를 비롯한 특수형태근로자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피해가 크다는 점은 명확하다. 연구 결과, 자영업자의 85.8%가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였고, 휴업이나 폐업을 경험한 비율도 17.8%에 달했다. 프리랜서 등 특수형태근로자는 78%가 일거리가 감소하였고, 15.1%가 보수를 못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결국 가구소득의 감소 정도를 제외한 전반적인 경제적 피해가 저소득층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는 점은 코로나19의 피해가 기존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킨 것으로 귀결된다. 고용보험 미가입 상태에 있는 고용불안정 계층과 한부모 가족 역시 기존 사회보장제도가 주목해 온 집단이며, 이들 집단이 코로나19의 피해를 다른 집단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받았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이전의 불평등이 확대되었음을 시사한다.

반면, 기존 불평등 양상과 달리 노인 집단이 상대적 안정성을 보이고 경제활동 연령대와 중간 계층에서의 가구소득 감소 양상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코로나19의 피해집단이 사회복지정책이 대응해 온 전통적 취약계층과 완벽히 일치하지 않음을 뜻한다.

코로나19의 피해는 종료되지 않았고 여전히 작동 중이다. 소비는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었으나 2021년 상반기 지급된 실업급여는 매월 1조원 이상이었고 이러한 추이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재난지원 정책은 집합금지로 인한 매출감소 자영업자 지원, 특고· 프리랜서 등 고용보험 미가입 계층에 대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한시적 생계지원 등 다양한 유형으로 이루어졌으나 재난위기 정책의 특성상 대부분 일회성 지원으로 심화된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한계를 갖는다.

사회복지정책을 통해 한시성을 갖는 실업급여 기간이 종료된 이후, 재난적 상황이 완화되더라도 이를 극복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본다. 2021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 대비 기초보장 수급가구가 약 20만 가구 증가하여 이미 재난위기는 항상적 위기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재난위기 집단을 포괄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정책을 유연화하여 항상적 위기로 전환되지 않도록 하는 예방적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문헌]
· 한국사회복지학 제73권 제3호,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누구에게 집중되었는가?” 손병돈, 문혜진
· 서울시복지재단, 2020년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 성과평가 연구”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