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보도] 영암군의회 2년 추적기: 민선8기 상반기, 주민의 돈은 어디로 갔나 ③ ③ 2년간 2억3천만원 ‘밥값’ 투입…영암군의회는 과연 밥값을 했을까?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
| 2024년 09월 10일(화) 2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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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획보도 “영암군의회 2년 추적기: 민선8기 상반기, 주민의 돈은 어디로 갔나”는 지방의회의 예산 사용 실태와 투명성 문제를 심층적으로 조명하고자 기획됐다.
지방의회는 주민을 대변하고 집행부를 감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정작 의회 자체의 예산 사용에 대해서는 그동안 깊이 있는 검토가 부족했다. 특히 의정운영공통경비와 의회운영업무추진비는 의정활동에 필수적이나, 동시에 오남용 가능성도 있는 예산이다.
이에 영암군의회 사례를 중심으로, 의정활동 예산의 효율적 사용과 투명한 공개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영암군뿐 아니라 전라남도 전체 지방의회의 예산 사용 관행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베일 벗는 영암군의회 2년 예산: 공개와 비공개 사이
② 영암군의회 ‘먹방’ 행정: 2년간 89.4% 식비로…의원들 ‘맛집 리스트’ 밝혀져
③ 2년간 2억3천만원 ‘밥값’ 투입…영암군의회는 과연 밥값을 했을까?
④ 영암군의회 재설계: 예산 낭비 2년,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영암군의회는 2022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2년간 사용한 의정운영공통경비와 업무추진비 총 2억 5,798만 1,370원 중 89.4%인 2억 3,072만 7,100원을 식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월평균 961만 원, 하루 평균 32만 원 이상을 식비로 지출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본지가 지난 2년간의 업무추진비 및 의회운영공통경비 지출 내역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실질적인 의정활동과 예산 사용의 연관성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의회 예산은 그야말로 의원들의 ‘밥값’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의장단 업무추진비와 의회운영공통경비는 본래 지방의회의 원활한 운영과 의정활동 지원을 위해 책정된 예산이다.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이러한 예산은 궁극적으로 주민을 위한 의정활동의 질을 높이고, 지방자치의 발전에 기여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의정활동과 동떨어진 ‘먹방’ 예산, 관행적 회식 문화의 폐해
영암군의회의 2년간 예산 지출 내역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지출이 실질적인 의정활동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지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회의 관련 식사비의 경우, 정례회나 임시회 등 정기적인 회의에 과도한 금액이 지출됐다.
예를 들어, ‘제295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 참석 의원 및 관계자 식사’에 95만 8,000원, ‘제303회 영암군의회 제2차 본회의 참석 의원 및 관계자 식사’에 78만 7,000원, ‘제307회 영암군의회 제6차 본회의 참석 의원 및 관계자 식사’에 92만 6,000원이 사용되는 등 고액의 식사비 지출이 반복됐다. 이는 회의 1회당 평균 60만 원 이상의 식사비가 지출된 셈이다.
이러한 관행적인 고액 회식은 단순한 예산 낭비를 넘어 공직자로서의 윤리의식 결여를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이 이는 실질적인 의정활동에 투입되어야 할 시간과 노력을 줄이는 결과를 낳아, 주민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의회의 본질적 기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공적 자금의 부적절한 사용일 뿐만 아니라, 의정활동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로 지적된다.
주민 소통은 실종, 끼리끼리 식사비만 급증
의정활동 계획과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대조 분석한 결과, 예산 사용과 실제 의정활동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2022년 11월 23일부터 12월 22일까지의 제295회 정례회 기간 동안 총 15건, 약 880만 원의 식비가 지출됐으나, 이 기간 실질적인 정책 개발이나 주민 소통 활동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상대가 제대로 특정되지도 않은 ‘의정협조자’나 회의를 참석한 ‘의원들끼리’의 식사 자리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제9대 영암군의회 전반기 2년 동안 총 32건의 조례안이 발의되었으나, 조례 제정을 위한 주민 간담회, 전문가 자문, 현장 조사 등과 관련된 지출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조례안 발의 시기와 맞물려 의원들의 식사 비용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실질적 의정활동 관련 지출 미미
또한, 실질적인 의정활동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지출은 전체의 5% 미만에 그쳤다. 실질적인 의정활동이란 정책 연구, 조례 제정을 위한 자료 수집, 주민 의견 수렴 활동, 행정사무 감사 준비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활동들은 의원들이 지역 현안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필수적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주민과의 직접 소통이나 정책 개발을 위한 지출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주민 의견 청취를 위한 공청회 개최비, 정책 연구를 위한 전문가 자문료, 선진 사례 벤치마킹을 위한 출장비, 조례 제정을 위한 자료 구입비 등 의정활동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항목들에 대한 지출이 극히 미미했다.
영암발전희망연대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년간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 토론회 등의 개최 실적은 ‘쌀값 폭락 대책 수립을 위한 간담회’ 단 한 건에 불과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의원들의 식사비로 2억 3,000만 원 이상이 사용되어 예산 사용의 우선순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다만, 영암발전희망연대의 자료에 따르면 의원들의 본회의 및 상임위원회 출석률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높은 출석률에 비해 실질적인 의정활동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개선 필요성 제기, 구체적 방안은 ‘감감’
미암 주민 최 모 씨는 “의원들이 우리 세금으로 비싼 식당에서 식사하는 것 말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실제로 주민들을 위해 일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관련해 전문가들은 “의정활동 예산이 실제 주민을 위한 정책 개발이나 소통에 사용되지 않고 의원들의 식비로 전용되는 현상은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를 무색하게 만든다”며 “예산 사용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실질적인 의정활동 성과와 연계된 예산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업무추진비 사용 기준 강화, 의정활동 실적과 예산 사용의 연계성 제고, 주민 참여형 의정활동 확대, 정기적인 의정활동 평가 시스템 도입 등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