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보도] 영암군의회 2년 추적기: 민선8기 상반기, 주민의 돈은 어디로 갔나 ④

④ ‘밥값’에서 ‘일값’으로…영암군의회는 변화할까?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4년 10월 10일(목) 19:21


본 기획보도 “영암군의회 2년 추적기: 민선8기 상반기, 주민의 돈은 어디로 갔나”는 지방의회의 예산 사용 실태와 투명성 문제를 심층적으로 조명하고자 기획됐다.
지방의회는 주민을 대변하고 집행부를 감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정작 의회 자체의 예산 사용에 대해서는 그동안 깊이 있는 검토가 부족했다. 특히 의정운영공통경비와 의회운영업무추진비는 의정활동에 필수적이나, 동시에 오남용 가능성도 있는 예산이다.
이에 영암군의회 사례를 중심으로, 의정활동 예산의 효율적 사용과 투명한 공개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영암군뿐 아니라 전라남도 전체 지방의회의 예산 사용 관행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베일 벗는 영암군의회 2년 예산: 공개와 비공개 사이
② 영암군의회 ‘먹방’ 행정: 2년간 89.4% 식비로…의원들 ‘맛집 리스트’ 밝혀져
③ 2년간 2억3천만원 ‘밥값’ 투입…영암군의회는 과연 밥값을 했을까?
④ ‘밥값’에서 ‘일값’으로…영암군의회는 변화할까?

본지는 지난 3회에 걸쳐 “영암군의회 2년 추적기: 민선8기 상반기, 주민의 돈은 어디로 갔나”라는 제목의 기획보도를 통해 영암군의회의 예산 사용 실태를 심층적으로 분석해왔다.

첫 회에서는 의정운영공통경비와 업무추진비 공개의 불투명성을, 두 번째 회에서는 2년간 89.4%에 달하는 예산이 식비로 사용된 실태를, 세 번째 회에서는 막대한 식비 지출에 비해 실질적인 의정활동 성과가 미미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지적되는 상황에서, 올해 5월 영암군의회 의원들은 유럽 해외출장을 다녀왔었다. 당시 본지는 이를 ‘외유성 출장’이라며 비판적 시각으로 보도한 바 있다. 특히 프레스턴시 방문에 대해선 영암군 집행부의 지역 순환 경제 선진지 견학에 편승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영암군의회는 차라리 그 방문을 프레스턴시의회의 선진 의회 시스템을 배우는 기회로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더욱이 최근 프레스턴시의회 매튜 브라운 의장이 영암군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향후 양 의회 간의 실질적인 교류와 학습이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기획보도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업무추진비와 관련해 영암군의회는 프레스턴시의회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이번 마지막 회차에서는 영국 프레스턴시의회와 영암군의회의 관련 예산 구조, 그리고 그와 연계되는 부분들을 비교 분석하며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영암군의회의 업무추진비와 의회운영공통경비의 실체는 사실상 ‘(회)식비’에 불과하다. 지난 2년간 이 예산의 89.4%가 식비로 사용됐던 점이 이를 입증한다. 하지만 영국 프레스턴시를 비롯한 유럽의 지방의회에서는 사용처가 겨우 식비에 불과한 이런 업무추진비와 같은 개념의 예산이 존재하지 않는다.

프레스턴시를 포함한 영국의 지방의회 의원들에게는 Basic Allowance(기본수당), Special Responsibility Allowance(특별책임수당), Travel and Subsistence Allowance(여비), Dependants' Carers' Allowance(부양가족 돌봄 수당) 등이 지급된다.

▲ 프레스턴시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의원 수당 내역

시의원들에게 기본적으로 수당이 지급되고, 여기에 의장단(협의회장 등)에게 특별수당이 추가로 지급된다. 그 외 출장 여비와 식비 그리고 부양가족 돌봄 수당 정도가 지급되는 형편이다. 애초에 목적이 모호하고 불필요한 지급 항목이 없다.

프레스턴시의회와 영암군의회의 예산 구조 비교를 위해 프레스턴시의회 예산에서 식비 항목을 굳이 찾아보자면 Travel and Subsistence Allowance(출장비 및 식비)뿐이다. 게다가 이 수당은 사용 시간을 오전과 오후로 나눌 정도로 세세한 기준을 적용해서 지급하고 있다.

프레스턴시 의회의 2022/23 회계연도 보고서에 따르면, 식비 관련 수당(Travel and Subsistence Allowance) 지출이 아예 없었고, 2023/24에는 전체 의원 수당(317,000파운드, 한화로 약 5억 4000만원)의 약 0.1%에도 못미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반면 영암군의회의 경우, 의정비와 월정수당의 합계 예산(약 3억 3000만원) 대비 업무추진비에서 식비로 사용된 금액(1억 1500만원)의 비율을 계산해 보면 34.8%에 달한다. 이는 양 의회 간 예산 구조와 사용 우선순위의 현저한 차이를 보여준다.

영암군의회의 업무추진비는 늘상 그 사용 목적이 불분명하다. 주민 혈세로 매달 수백만 원씩을 써가며 회식 자리를 갖는 게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 매년 직원 격려비가 필요하다면 별도 항목으로 배정하면 되고, 접대비가 필요하면 관련 사업마다 이를 미리 예산에 반영하면 될 것이다.

예산 구조뿐만 아니라 주민 소통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업무추진비로 관계자와의 식사가 대부분인 영암군의회와 달리 프레스턴시의회는 정기적인 주민 포럼 개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주민 의견 수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민과 소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매월 ‘주민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해 지역 현안에 대해 직접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정책 제안과 피드백을 상시적으로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수렴된 의견은 실제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된다.

본지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 이후, 영암군의회에도 일부 변화의 조짐은 있었다. 업무추진비 사용 시각을 공개하기 시작했고, 의회사무과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도 공개하기 시작했다. 개선이라기보다는 그저 비정상을 정상화한 정도로 보인다. 여전히 식비가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사용목적의 모호성은 지속되고 있었다.

▲ 기획기사 보도 후 개선된 의회 업무추진비 공개내역

▲ 기획기사 보도 후 개선된 의회 업무추진비 공개내역

영암군의회는 과연 변화할 수 있을까? 변화하지 않는다면 결국 주민들이 구성원을 바꿔야 할 것이다. 프레스턴시의회 사례는 그저 참고 사례일 뿐이다. 프레스턴시의회를 예로 든 것은 영암군의회가 이미 방문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다른 지방의회 중에도 참고할 만한 우수 사례는 많다. 단순히 옆동네 지방의회들과 비교하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선진 의회민주주의를 참고하며 지속적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지방의회 무용론은 여전히 심심치 않게 들린다.

업무추진비 사용 기준 강화 및 투명성 제고는 물론 실질적인 의정활동 강화를 위한 예산 재분배, 주민 참여형 의정활동 확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상시적 주민 소통 채널 구축 등이 필요해 보인다.

본지는 앞으로도 영암군의회의 변화와 개선 노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보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영암군의회가 진정한 주민의 대의기관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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