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삼호, 하청노조 간부만 ‘퇴출’…지노위, “표적해고” 제동

영업익률 10.5% 호황 속 하청업체 교체, 노조간부 2명만 고용 제외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4년 11월 19일(화) 16:36

영업이익률 10.5%의 호황을 누리는 HD현대삼호에서 하청업체 교체 과정에 노조간부 2명만 고용승계에서 제외됐다가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로부터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았다.


하청업체 폐업과 ‘선별적’ 채용

올해 5월 31일, HD현대삼호가 3분기 영업이익률 10.5%를 기록하며 호황을 누리는 상황에서 하청업체인 신안산업이 ‘적자 누적’을 이유로 폐업을 선언했다. 6월 1일 새로 들어선 하청업체 HS이레는 신안산업 소속 노동자 200여 명을 승계하면서도 유독 노조 간부 2명은 제외했다.

제외된 이들은 선체 도장전처리 파워공(선박 건조 과정에서 도장작업 전 녹을 제거하는 전문 기술직)으로 일해 온 전남조선하청지회 최민수 지회장(근속 20년)과 배준식 부지회장(근속 11년)이다. 이들은 2022년 5개 사내하청업체 파워공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투쟁을 주도했던 핵심 간부들이다. 회사 측은 ‘면접 태도 불량’을 이유로 들었지만, 지노위는 “면접평가의 공정성, 객관성, 신뢰성이 없다”며 “고용승계를 거부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원청의 개입 정황

지노위 심리 과정에서는 원청 HD현대삼호의 개입 정황도 포착됐다. 하청업체 관계자가 “원청의 압박이 심하다”며 고용승계 배제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는 진술이 확인된 것이다.

회사는 해고된 노조 간부들을 ‘비종사 조합원(현재 일하지 않는 조합원)’으로 규정하고 사업장 출입을 월 8회로 제한했다. 그러나 지노위는 2021년 1월 개정된 노조법 5조 3항을 근거로 들며 이들의 ‘종사조합원’ 지위를 인정했다. 해당 법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노동자의 경우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 시까지 종사근로자로 간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판정 이후에도 이어지는 갈등

지난 8월 19일 제기된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대해 전남지노위는 10월 15일 원청과 하청 모두의 불법행위를 인정했다. 그러나 11월 15일 판정서가 도착한 이후에도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HD현대삼호는 노조 측을 ‘건조물침입, 명예훼손, 업무방해, 채용강요’ 혐의로 형사고소하며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 판정 직후인 15일에도 일부 노조 간부들의 출입이 ‘비종사 조합원’ 자격을 이유로 제한된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계는 이번 사태를 두고 “하청업체의 형식적 폐업과 업체 교체를 통한 하청노동자 고용불안, 노조활동 방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업 호황기에 불거진 이번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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