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없는 주민공청회…영암군 축사규제 완화 ‘들러리 행정’ 논란 의회 협의 없이 집행부 일방 추진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
| 2024년 12월 20일(금) 1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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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이 가축사육시설 입지규제 완화를 위한 주민공청회를 개최했으나, 행정절차 무시와 편향된 운영으로 ‘들러리 공청회’ 논란이 일고 있다. 군의회와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이번 공청회는 실제 이해당사자인 일반 주민들의 참여는 저조한 채 축산농가들의 의견 수렴에만 치중, 형식적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의회 패싱한 ‘깜깜이 공청회’
지난 16일 영암군청소년센터에서 열린 ‘가축사육시설 관련 입지규제 건의에 따른 주민공청회’는 시작 전부터 문제점을 드러냈다. 영암군은 조례 개정을 수반하는 중대 사안임에도 의회와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공청회 플래카드까지 게시한 상태였다. 이를 뒤늦게 인지한 영암군의회 경제건설위원회 강찬원 위원장은 지난 13일 회의에서 “조례를 바꾸기 위해서는 의회라는 곳이 있다. 어디 슬그머니 도둑놈 담 넘어가는 식으로 그런 행정을 해요?”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김선미 농축산유통과장은 “사전에 의회 협의를 못 드린 점 죄송하다”라고 해명했으나, 이미 공청회 플래카드까지 게시한 상태에서 나온 형식적 사과에 그쳤다.
![]() ▲ 지난 13일 상임위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경제건설위원회에서 영암군의회 의원들한테 질의답변을 하고 있는 김선미 농축산유통과장. |
축산농가만의 ‘맞춤 공청회’
2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던 공청회는 실제로는 60~70명 정도가 참석했으며, 대부분이 축산농가 관계자들이었다. 시종면의 한 주민은 “참석자들 대부분이 축산단체를 통해 공청회 소식을 전달받았다”라며 편향된 홍보를 지적했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유태경 이장단장의 역할 방기다. 각 마을 주민의 참여를 독려해야 할 유 단장은 오히려 축산시설 규제 완화에 찬성하는 발언을 하며, 주민 의견 수렴을 방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체 주민 98% vs 축산농가 2%
이번 공청회에서 제시된 개정안은 한우·젖소의 거리 제한을 250m에서 200m로, 돼지의 경우 2,000m에서 최대 700m까지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전체 주민의 생활환경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영암읍의 한 주민은 “현재도 서풍이 불면 아파트에서 창문도 못 열 정도로 악취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전체 인구의 2%에 불과한 축산농가를 위해 98%가 피해를 보고 있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 ▲ 지난 16일 영암군청소년센터에서 열린 ‘농촌공동생활을 의한 주민공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질의를 하고 있다. |
‘요식행위’ 논란 속 조례 개정 시도
김상곤 축산육성팀장은 “오늘 제시된 내용이 그대로 조례에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일반 주민들의 참여가 저조한 상황에서 의견 수렴의 공정성과 대표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자리에 참석한 한 한우협회 관계자는 “축산인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이게 공정한 공청회인지 의심이 든다”며 “서로 공생하는 관계를 마련하자는 취지와 달리 주민 참여가 저조한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특히 군의회를 배제한 채 공청회를 강행하려 했다는 점은 행정의 독주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조례 개정권을 가진 의회와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이번 공청회는 주민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향후 전망
향후 조례 개정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축산농가들의 경영상 어려움도 이해할 수 있으나, 전체 주민의 환경권과 생활권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경우 심각한 주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군의회 역시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이번 공청회를 근거로 한 조례 개정안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 행정과 의회 간 갈등도 불가피해 보인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