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재배면적 ‘자율’ 감축으로 바꿨다지만, 여전한 ‘강제’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5년 01월 24일(금) 14:16

정부가 벼 재배면적 조정제의 기조를 자율 감축으로 바꾸었다. 하지만 목표 감축면적은 그대로 유지한 채 이행 책임만 지자체에 떠넘긴 꼴이다. 당초 정부는 전체 농가를 대상으로 한 강제 감축과 패널티를 예고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이제 와서 자율성을 부여한다지만, 지자체별로 할당된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각종 정부 지원사업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한다. 이는 사실상 또 다른 형태의 강제가 아닌가.

영암군의 경우 1,573ha라는 막대한 면적을 감축해야 한다. 전남도 전체 감축 목표면적 1만5,831ha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정부는 농가 설득을 위한 인센티브로 하계조사료와 친환경 직불금 인상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친환경 전환의 경우 감축실적의 1/5만 인정되는데, 이는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정책이 우리나라 식량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매년 40만 톤이 넘는 수입쌀을 들여오면서 국내 쌀 생산은 줄이겠다는 것은 모순이다. 일본이 수입쌀의 대부분을 가공용이나 사료용으로 활용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수입쌀까지 밥쌀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생산량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재배면적까지 줄인다면, 식량자급률은 더욱 하락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쌀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이번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수입쌀 관리방식 개선이나 쌀 소비 촉진 대책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 농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지자체에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으로는 정책의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이 기사는 영암열린신문 홈페이지(www.openmedia.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openmedia.co.kr/article.php?aid=3103567940
프린트 시간 : 2026년 09월 29일 18:4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