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 판정 두 번 불구 복직 불발…HD현대삼호 하청노조 천막농성

하청업체, 지노위·중노위 부당해고 판정에도 원직복직 거부
원청 “중노위 결정 존중”, 하청업체는 강경대응…갈등 심화
조선 하청노동자들 “노조할 권리 보장” 촉구 천막농성 돌입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5년 02월 28일(금) 11:42
▲ HD현대삼호중공업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 돌입을 선언하는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하청지회와 현대삼호중공업지회 관계자들. 하청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음에도 해결되지 않은 하청노조 간부 부당해고 사태에 항의하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HD현대삼호중공업 하청노조 간부 부당해고 사태가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아 노조가 천막농성으로 대응에 나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전남조선하청지회와 현대삼호중공업지회(이하 하청노조)는 지난 24일 HD현대삼호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 돌입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지노위 이어 중노위도 부당해고 판정

전남조선하청지회 최민수 지회장과 배준식 부지회장은 지난해 6월 1일 하청업체 A사의 고용승계 과정에서 배제되었다. 이들은 폐업한 하청업체(B사)에서 근무하다 A사가 해당 업무를 이어받는 과정에서 채용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15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는 A사의 고용승계 거부가 부당해고이자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했다. 또한 원청인 HD현대삼호가 부당해고를 이유로 두 사람의 사업장 출입을 제한하며 노조 활동을 방해한 행위도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했다.

A사는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중노위는 지난 19일 A사의 재심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HD현대삼호는 재심을 신청하지 않았다.


지노위 판정 후 협상 시도했으나 결렬

하청노조에 따르면, 지노위 판정 후인 지난해 10월 최민수 지회장과 A사 대표 간 만남이 있었다. 당시 “좋은 분위기에서 대화했고, 문제 해결을 열어가는 시간”이라고 노사는 정리했으나, 실질적인 해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청노조는 “A사는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는 끊임없이 공작을 펼치며, 분란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협상 결렬의 책임을 회사 측에 돌렸다.


원청 입장 변화와 하청업체 강경 대응

HD현대삼호는 지난해 11월 노조 측을 ‘건조물침입, 명예훼손, 업무방해, 채용강요’ 혐의로 형사고소하며 강경 대응했으나, 이번 중노위 판정에 대해서는 “중노위 결정을 존중한다”며 “현재는 해당 인원들의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하청노조에 따르면 이러한 형사고소는 모두 불기소 처분되거나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되었다.

반면, A사는 올해 1월 한국어가 서툰 이주노동자 다수가 포함된 직원 70여 명의 ‘사실확인서’를 중노위에 제출했다. 이 확인서는 ‘업체폐업 시 고용승계 관행은 없었고 개인이 알아서(취업) 한 거다. 부당해고 판정으로 회사가 어려워져 폐업하면 갈 곳이 없다’라는 내용으로 작성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A사는 지난 1월 16일 직원 30여 명이 ‘전남지노위와 하청노조를 규탄’하는 시위를 했다는 언론보도를 증거로 제출했다. 하청노조는 이를 회사의 ‘A사 사실확인서 & 시위 가이드’에 따른 관제시위라고 반박했다.


“면접 전에 이미 노조 간부 배제 계획 있었다”

하청노조는 “면접과 탈락자 통보가 있기도 전인 지난해 5월 28일 사측의 회사 조직도에는 두 간부들만 존재하지 않은 증거가 나왔다”며 이를 노조 간부를 배제하기 위한 고의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폐업한 하청업체를 이어받은 A사가 노조 간부를 배제하기 위한 채용절차를 거친 사실이 확인됐다”며 “하청업체의 형식적인 폐업과 업체갈이에 따른 노동자의 불안, 노조 탄압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업 호황 속 하청노동자 권리는 여전히 사각지대

이번 사태는 조선업이 호황을 맞이한 가운데서도 하청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노동권이 여전히 보장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된다. HD현대삼호의 영업이익률이 10.5%에 달하는 호황 속에서 발생한 부당해고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기자회견문에서 하청노조는 “조선업 호황기에도 불구하고 하청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노조할 권리는 처참하게 짓밟히고 있다”며 “고용불안을 무기 삼아 현장을 흔들어대는 사측에 저항하지 못하는 하청노동자들의 처참한 현실을 그대로 두고만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천막농성은 HD현대삼호 정문 앞에서 계속되고 있으며, 하청노조는 원직복직과 노조할 권리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해결될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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