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고통’…미암면 폐기물업체 논란 여전히 제자리

“조업시간 위반·다이옥신 유해물질 우려 여전해”
작년 7월 주민설명회 이후에도 여전히 답보상태
24일, 미암 주민과의 대화서 재차 대책 마련 요구
주민들 “TF팀 만들어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해야”
우 군수 “주민협의체 구성해 해결방안 찾겠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5년 02월 28일(금) 14:58
▲ 환경오염 문제 12년째 해결 없어…최부길 주민이 우승희 군수에게 폐기물 처리업체 관련 강력 대책 요구하는 모습

영암군 미암면에서 12년 넘게 이어진 폐기물 처리업체 관련 환경 갈등이 여전히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 주민설명회 이후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자, 주민들이 최근 열린 ‘주민과의 대화’에서 다시 한번 강력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24일 개최된 영암군 읍면 순회 ‘주민과의 대화’ 행사 마지막 날, 미암면 주민들은 Y환경과 S업체 등 폐기물 처리 및 스티로폼 제조 업체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또다시 제기했다.


환경오염 심각…주민은 여전히 고통”

미암면 주민 최부길 씨는 “업체 대표와 직접 대면했을 때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며 “주민과의 소통이나 협의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 씨는 특히 지난해 7월 열린 주민설명회 이후 영암군의 후속 조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군수님이 설명회에서 향후 대책을 잘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후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며 불만을 표했다.

또한 그는 작년 환경설명회에서 문제로 제기했던 조업시간 관련 정보 공개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업시간이 2,000시간을 초과한다고 지적했지만, 군청에서는 1,118시간, 1,574시간이라는 상이한 정보만 제공했다”고 말했다.

더욱 문제되는 것은 업체의 운영일지 기록과 실제 가동 상황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최 씨는 “2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3개월간 운영일지에는 가동 시간이 전혀 없는 것으로 기록돼 있지만, 실제로는 이 기간에 주 6일, 하루 8시간씩 가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1월 14일부터 31일까지는 설을 앞두고 24시간 내내(하루 종일) 가동했음에도 운영일지에는 23시간으로 축소 기록됐다”며 의도적인 기록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군청·업체·지역농협 간 이해관계 얽혀”

또, 미암면 주민 박웅 씨는 “지역 농협들이 이 업체의 스티로폼 제품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어 간접적으로 문제 지속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영암군청의 경우,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부터 2024년까지 2년간 총 33건의 폐기물 처리 용역을 해당 업체에 발주했으며, 계약 금액은 총 5억 6천여만 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영암군청과 업체, 그리고 지역농협들 사이에 상호 의존적인 경제적 이해관계가 형성되어 환경 문제 해결이 지연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주민은 “솜방망이 처벌만 하니 (업체가) 몇 번을 들통나도 (우리가) 죽든 말든 신경도 안 쓰고 배짱 영업을 계속하는 게 아니겠냐, 군이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행정 조치도 주민 제보 이후에야 이루어져”

우승희 군수는 이날 행사에서 “행정이 아무것도 안 한 것은 아니다”라며 “8월과 11월에 과태료를 부과했고, 9월에는 대기오염도 검사를, 10월에는 CCTV 설치도 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지난해 부과된 과태료 2건 역시 영암군청이 스스로 확인해 행정조치를 취한 것이 아니라, 미암면 주민들이 밝혀내고 군청에 해당 사실을 전하고 나서야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영암군의 관리·감독이 얼마나 미흡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우 군수는 “소통이 부족했던 점은 인정한다”며 “미암면 차원에서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행정에서도 담당 부서뿐만 아니라 담당 국장이 책임을 지고 함께 풀어가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암군의 이러한 약속에 대해 주민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작년 7월 환경단체와의 면담 이후 개최된 주민설명회에서도 비슷한 약속이 있었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미암면 춘동리 Y환경과 S업체에서 배출되는 검은 매연과 유해물질. 12년째 고통받는 주민들은 다이옥신 등 발암물질 위험에 노출된 채 군청의 실효성 있는 대책만을 기다리고 있다. 주민들의 지속적인 제보에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요원한 상황이다.


“TF팀 구성해 근본적 대책 마련해야”

주민들은 특히 환경과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TF팀 구성을 통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 최부길 씨는 “이 문제는 여러 부서에 얽혀 있어 TF팀을 설치하고 주민과 업주를 모두 만나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주민들은 ‘올바로시스템’을 통한 폐기물 처리량 관리, 보일러 시설의 정상 등록 여부 확인, 사용량 준수 여부 점검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요구했다.


‘다이옥신’ 공포에 떠는 주민들

미암면의 폐기물 처리업체 문제는 2012년부터 현재까지 12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주민들은 폐기물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로 인한 건강 위협, 악취, 농작물 피해 등을 지속적으로 호소해왔다.

특히 박웅 씨는 “다이옥신과 같은 1급 발암물질은 20~30년 후에 그 영향이 나타난다”며 “미암면 소재지 한복판에 있는 혐오시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떤 개발 사업을 추진해도 미암이 살기 좋은 고장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헌법상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

최부길 씨는 “우리나라 헌법 7조 1항에 따르면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돼 있다”며 “과연 국민에 대한 봉사를 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늦게 집에 들어가면 부모님이 혹시 해꼬지 당하지 않을까 염려한다”며 “저도 이 근처를 지나갈 때면 굉장히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미암면 주민들의 이러한 호소가 영암군의 실질적인 대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특히 영암군과 해당 업체 간의 거래 관계 그리고 지역 농협과의 관계에 대한 투명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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