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황칠나무 식재사업 ‘혈세 낭비’ 논란…가을 식재 100% 고사

산주 “가을 식재시 고사” 경고에도 영암군·산림조합 강행
국유림관리소 “황칠나무 가을에 심지 않아”…전문성 결여도
사후관리 책임 떠넘기기, 예산 소진 급급한 행정에 주민 원성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5년 03월 07일(금) 12:57
▲ 영암군이 산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을에 재식재한 황칠나무가 100% 고사된 모습. 봄철 식재된 나무도 90% 이상 고사하였으나 예산 집행을 이유로 부적절한 시기에 식재를 강행해 결국 전량 고사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영암군이 봄철에 식재한 황칠나무의 90% 이상이 고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주(山主)의 명확한 반대를 무시한 채 가을철 재식재를 강행해 결국 100% 고사되는 결과를 초래하며 귀중한 혈세를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암면 두억리에 약 1ha의 산지를 소유한 이 모 씨(72)는 “지난해 봄 산지에 황칠나무 1,000여 그루를 식재했으나 약 90%가 말라 죽었다”고 밝혔다. 이후 영암군은 같은 해 12월 해당 산지에 황칠나무 묘목 약 500여 그루를 재식재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씨는 “황칠나무는 가을 식재로는 살리기가 어려우니 식재를 포기하겠다”고 알렸으나, 군은 “이미 예산이 편성됐고 사업자도 선정됐다”며 식재를 강행했다. 결과적으로 해당 산지에 식재된 황칠나무는 100% 고사한 상태다.


“예산 때문에…” 시인한 담당 주무관

본지가 영암군 산림휴양과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봄에 예산이 없어서 가을에 2회 추경 때 예산을 세워서 다시 한 것”이라고 밝혀 예산 소진이 가을철 식재의 주된 이유임을 시인했다.

해당 관계자는 또한 “그분이 (봄 식재 때) 심어달라고 요구해서” 식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본지가 산주를 통해 확인한 사실에 따르면 가을 식재 시에는 고사 위험이 커 반대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관계자는 “산림조합이 사업 시행할 때 그분과 얘기했을 것”이라며 “우리는 자세한 내용을 듣지 못했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황칠나무 고사 원인에 대해 군 관계자는 “토양이 안 맞아서 죽은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도 예산 소진을 위해 부적절한 시기에 식재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유림사무소 “황칠나무는 가을에 심지 않아”

영암국유림사무소 조림사업 담당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저희는 가을에는 식재를 하지 않고 있다. 봄에만 하는 이유는 봄에 심어야 더 잘 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황칠나무를 가을에 심지는 않는다”고 명확히 답했다.

국유림사무소 담당자에 따르면 조림 후 활착률 조사를 통해 재조림 여부를 결정하며, 사후관리로 풀베기 5년, 덩굴 제거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평균 생존율은 8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담당자는 또한 “황칠은 키우기가 힘들고 조림하기가 어렵다”고 말해 황칠나무 자체가 식재와 관리가 까다로운 수종임을 확인해주었다. 이는 산주가 가을철 식재를 반대한 이유가 전문가의 견해와 일치함을 보여준다.

▲ 영암군이 산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을에 재식재한 황칠나무가 100% 고사된 모습. 봄철 식재된 나무도 90% 이상 고사하였으나 예산 집행을 이유로 부적절한 시기에 식재를 강행해 결국 전량 고사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사후관리 책임은 ‘서로 떠넘기기’

본지 취재 결과, 영암군산림조합은 산주에게 “우리는 식재만 할 뿐 사후관리는 예산이 없어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군 산림휴양과 관계자는 “조림지 3년 동안 풀 베기와 덩굴 제거를 해준다”고 밝히면서도, “관리는 자기(산주)가 해야 한다. 군에서 일일이 다 해줄 수 없다”는 모순된 발언을 했다.

이는 국유림사무소의 체계적인 사후관리 방식과 대조적이다. 국유림사무소 담당자는 “풀베기 5년간 하고, 어느 정도 성장이 지나면 10년 안팎으로 어린나무 가꾸기를 한다”고 설명해 체계적인 사후관리를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증가하는 예산, 늘어나는 낭비

영암군의 숲 가꾸기 사업 예산은 지난해 17억 원에서 올해 20억 원으로 증가했다. 산림휴양과 관계자는 “올해는 대상지가 더 많아 사업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황칠나무와 같이 식재가 어려운 수종을 부적절한 시기에 심고, 임도에까지 나무를 식재하는 등 비전문적인 시공으로 상당 부분의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산림 전문가들은 “나무의 특성상 가을 식재에 적합한 나무가 있고 봄에 식재해야 할 나무가 있는 게 기본 상식”이라며, 이러한 기초적인 지식조차 무시한 채 이루어지는 사업 집행을 비판하고 있다.


부적절한 사업 추진에 산림조합 전문성 결여도 ‘한몫’

여기에 더해 영암군산림조합은 영암군이 추진한 부적절한 시기의 황칠나무 식재 사업에 산림 전문기관으로서 제동을 걸기보다 이를 그대로 수행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실상 전체 조합원 약 3,500여 명 중 실제 임업에 종사하는 임업인은 10%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황칠나무의 가을철 식재 부적합성에 대한 전문적 조언도 제공하지 못한 것이 아니겠냐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영암군과 산림조합은 산주의 정당한 반대를 무시하고 기본적인 전문성마저 갖추지 못한 채 예산 소진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이다.

이 같은 상황이 영암군 전 지역에서 비슷하게 발생하고 있어 산림사업의 전면적인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영암군과 산림조합은 이미 낭비된 혈세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전문성을 갖춘 책임 있는 사업 관리로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이 기사는 영암열린신문 홈페이지(www.openmedia.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openmedia.co.kr/article.php?aid=3130146572
프린트 시간 : 2026년 09월 29일 16:4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