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악마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5년 03월 21일(금) 13:10

전국적으로 강풍을 동반한 대설주의보와 지역 발 대설경보가 스쳐갔던 3월 중순이었다.

곳곳에 개화했던 매화는 꽃잎 시린 설중매의 시련을 맛보았을 터인데 금새 화색이 돈다.

“꽃샘추위”를 봄에 피는 꽃을 시샘하는 추위쯤으로 생각했는데 점점 더 시샘의 선을 넘는 것 같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꽃샘추위는 겨울의 “작은 악마”라 불리는 극저기압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중에 일으킨 봄 폭풍이라 한다.

지금은 온대저기압으로 바뀌었다지만 3월의 꽃샘추위 경험칙을 벗어난 눈 폭풍은 기후변화를 빈번하게 경험하게 할 것 같다.

더욱이 내일의 봄날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거라는 확신 못하는 예보관의 전망에 심적 불안이 커진다.

봄날 눈 폭풍의 주범 “작은 악마”

어느 날 우리들 삶에 훅 들어온 “작은 악마”를 본 것 같다.

따뜻한 햇살 좋았던 날 일행들과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에 들렀을 때 옆자리에 앉았던 일행이 누군가를 보며 말했다.

“야 봐봐” “저기 9억 왔다”

“뭐가”

“거 있냐 9억”

“아~ 저 애가 그 유명한 최 씨여” “영암 사람도 아니라매” “쩌기 화순인가 어딘가에서 반찬가게 한다든디”

“그건 잘 모르것는디” “암튼 완전 조컷다” “나도 군수한테 잘 보이믄 9억 줄랑가”

“염병하네” 하하하

· 독백 -

어떤 이는 세 개의 센터를 거머쥐었고, 어떤 곳에서는 9억 원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조례는 그저 종이에 불과해졌고, 의회 동의는 바람처럼 허공으로 흩어졌다. 공개 모집이란 단어는 사전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 자리에 ‘군수의 특별 지정’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생겨났다. 특별하니까 특별한 것이다. 모든 특별한 것들이 그렇듯이.

봄날의 매화가 꽃잎을 떨구듯, 예산도 떨어져 나갔다. 다만 매화는 다시 피어나지만, 사라진 예산은 그렇지 않다. 봄날에 스쳐간 작은 악마는 가고, 우리 곁에 남은 작은 악마들은 여전히 웃고 있다.

센터는 세 개, 성과는 영~

조용히 9억 원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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