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명 죽고서야 피켓 들었다…대불산단 ‘뒷북 대응’ 논란 HD현대삼호·㈜유일 등 중대재해 발생 업체들 참석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
| 2025년 06월 13일(금) 12:25 |
![]() ▲ 전남도와 고용노동부 목포지청, 대불산단 기업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0일 영산강 하구둑에서 대불산단 안전문화 캠페인이 열렸다. 참석자들이 ‘중대재해 추방운동’ 현수막을 든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올해만 대불산단에서 6명의 노동자가 중대재해로 사망한 가운데, 10일 영산강 하구둑에서 열린 안전문화 캠페인이 논란이다. 사망사고 발생한 HD현대삼호와 대불산단경영자협의회장 업체 대표들이 참석해 안전 피켓을 들었고, 전남도와 고용노동부는 맨홀 덮개 고정 같은 기초 안전수칙조차 지켜지지 않는 현장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하면서 ‘AI 안전시스템’을 운운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캠페인 주도한 이들이 중대재해 발생 업체
이날 캠페인에는 이재희 고용노동부 목포지청장, 김재을 HD현대삼호 사장, 왕삼동 대한조선 대표이사, 유인숙 전남대불산단경영자협의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출근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안전 홍보활동을 펼쳤다.
문제는 캠페인 참석자들이다. 유인숙 회장이 대표로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업체에서는 올해 3월과 4월 두 차례 사망사고가 발생했으며, 2년간 3명이 목숨을 잃었다. HD현대삼호에서도 지난 5월 17일 하청노동자가 맨홀에 추락해 사망했으나, 초기에는 “추락이 아닌 쓰러진 사고”라고 주장했다가 노조의 반발로 뒤늦게 인정한 바 있다.
전남 산재사망 전국 1위…기초 안전수칙도 무시
본지가 확인한 결과,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대불산단에서는 최소 6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전남은 올해 1분기 산재사망자가 12명으로 전년 대비 140% 증가해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특히 5월에는 HD현대삼호 사고 6일 만에 ㈜마린텍에서 또다시 지게차 사망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줬다. HD현대삼호 사고는 개구부(맨홀) 덮개를 고정하지 않아 발생했고, 마린텍은 지게차 작업 시 유도원을 배치하지 않아 일어난 기초적인 안전수칙 미준수 사고였다.
영암군민 다수 종사…4대보험 사각지대
대불산단은 영암군의 핵심 고용처로, 군민 상당수가 HD현대삼호, 대한조선 등에서 일하고 있다. 연이은 사망사고로 노동자들과 가족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다단계 하도급 구조 때문에 영암군민 상당수가 4대보험도 적용받지 못하는 불안정 노동자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사망사고가 난 마린텍의 경우 300명이 일하지만 4대보험 가입자는 원청과 1차 하청을 합쳐 45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2·3차 하청 물량팀으로, 사고가 나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AI 운운하기 전에 맨홀 덮개부터 고정해야”
이미 4월 21일 광주전남노동안전지킴이는 잇따른 사망사고에 대해 노동부와 전남도에 특별대책을 요구했으나, 전남도는 2개월 가까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이번 캠페인을 진행했다.
전남도는 이날 ▲안전한 조선소 작업환경 구축 지원 ▲안전캠페인 및 안전관리자 지원 ▲조선업 특화 AI번역플랫폼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소영호 전남도 전략산업국장은 “AI·로봇·IoT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AI 자율제조 시스템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사망사고들은 모두 맨홀 덮개 고정, 지게차 유도원 배치, 안전대 착용 등 가장 기초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했다. 첨단 기술 도입 이전에 기본적인 안전관리 시스템부터 제대로 작동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6명의 노동자가 희생된 후에야 피켓 들고 거리에 나서는 게 대책이냐”며 “다단계 하도급 개선, 원청 책임 강화, 물량팀 4대보험 가입 의무화 등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제3, 제4의 희생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