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불산단 연쇄 사망사고, 구조적 해법 찾아야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
| 2025년 06월 13일(금) 13:01 |
올해 들어 대불산단에서만 6명의 노동자가 중대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전남이 산재사망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안은 가운데, 뒤늦게 열린 안전문화 캠페인마저 ‘면피용 쇼’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사망사고를 낸 당사자들이 버젓이 안전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선 모습은 블랙코미디를 방불케 한다.
무엇보다 올해 연이어 터진 사망사고들은 모두 ‘예방 가능한 죽음’이었다. HD현대삼호의 맨홀 추락사고는 덮개만 제대로 고정했어도, 마린텍의 지게차 사고는 유도원만 배치했어도 막을 수 있었다. 조선업 초호황기를 맞았지만, 생산제일주의에 밀려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더 큰 문제는 다단계 하도급이라는 구조적 모순이다. 조선소 직접생산의 80%를 하청이 담당하는데, 마린텍의 경우 300명 중 4대보험 가입자는 45명뿐이다. 나머지는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 물량팀이다. 원청은 지배력을 행사하면서도 책임은 회피하고, 위험은 하청이 떠안는 구조다.
전남도의 대응도 한심하다. 노동계가 4월에 특별대책을 요구했지만 두 달간 방치하다가, 뒤늦게 ‘AI 자율제조 시스템’을 운운하며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을 내놨다. 맨홀 덮개도 못 고정하는 현장에 첨단기술이 무슨 소용인가.
이제 근본적 변화가 시급하다. 다단계 하도급 금지와 직접고용 확대,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 강화와 처벌 엄정화, 모든 노동자의 4대보험 의무 적용, 노동자 참여형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안전한 현장을 만드는 비용보다 벌금이 더 싸다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영암군민 상당수가 일하는 대불산단이 ‘죽음의 일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조선업의 경쟁력은 결국 현장 노동자에게서 나온다. 노동의 존엄이 지켜질 때 지역 조선업의 미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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