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에 묻는다, 무엇이 ‘혁신’인가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5년 06월 27일(금) 11:31

영암군이 ‘지역사회 혁신플랫폼’이라는 이름으로 9개 단체에 5천만 원을 지원한다. “군민의 삶을 바꾸는 작지만 강한 변화가 시작됐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런데 선정된 사업들을 보니 각 단체가 평소 하던 일반 활동들이다.

혁신플랫폼은 ‘지역의 주민들이 스스로 다양한 지역문제를 발굴하고 민간,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함께 해결하는 협업체계’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각 단체가 자신들의 기존 활동을 ‘의제’로 제출하고, 그 활동을 그대로 수행하면서 예산만 받는 구조다. 34개 협업기관이 참여한다지만, 실제로는 ‘연락망’ 역할에 그친다.

무엇보다 납득할 수 없는 것은 형평성이다. 영암군은 지난 3년간 150개 사회단체를 대상으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보조금 삭감을 단행해 왔다.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선심성 지원을 줄이겠다”며 각 단체의 사업 하나하나를 따져가며 예산을 깎았다. 그런데 왜 이 9개 단체의 일반 활동은 ‘혁신’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특별 지원하는가.

6월 19일부터 20일까지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들이 150개 단체를 상대로 보조금 삭감을 위한 전수조사를 하고 있었다. 바로 그날 오후, 영암군은 새로운 보조금 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한쪽에서는 조이고, 다른 쪽에서는 푸는 이중적 행정이 동시에 진행된 것이다.

영암군 스스로도 “혁신성이 부족하다”고 인정했다. 그렇다면 왜 굳이 ‘혁신플랫폼’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는가. 기존 보조사업과 무엇이 다른가. “보조금 우회 지원 꼼수가 아니다”라고 주장하지만, 결과적으로 특정 단체들에게만 새로운 명목의 예산이 지원된 것은 사실이다.

진정한 지역혁신이란 무엇인가. 여러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복잡한 지역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것이 진짜 협업 아닌가. 단체들이 각자 하던 일을 계속하면서 예산만 받는 것을 두고 ‘혁신적 협업’이라 부를 수 있는가.

혁신은 껍데기가 아니라 알맹이다. 화려한 이름이 아니라 실질적 변화다. 진정으로 지역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행정부터 혁신하라. 투명하고 공정한 집행, 그것이 진짜 혁신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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