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약속 파기”…미암면 스티로폼공장 증설 예고

면장 주재 공식 약속 뒤집고 돌연 증설신고 제출
주민 220여명 서명·3개 마을 이장 연명 강력 반발
“지속적 위법행위 반복, 또 허가 내줘선 안 된다”
“농촌 지키는 주민들 두 번 죽이는 행위” 규탄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5년 07월 04일(금) 15:26
▲ 약속 파기 후 돌연 증설신고가 제출된 가운데, 미암면 주민들이 J산업의 스티로폼 공장 증설에 강력 반발하며 미암면행정복지센터 인근에 반대 현수막을 내걸었다.

“앞으로 공장증설을 하지 않겠다”던 약속이 3개월 만에 휴지조각이 됐다. 영암군 미암면에서 12년째 환경오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관계업체 J산업이 지난 3월 주민 대표들과 증설 포기를 약속한 지 불과 3개월 만인 6월 24일 돌연 공장증설 신고를 제출해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실질적 한 회사, 법적으론 3개 업체로 쪼개기

미암면 춘동리에는 현재 Y환경, S업체, J산업 등 3개 업체가 있다. 폐기물 수집과 소각, 스티로폼 제조 사업을 하는 이들 계열사는 모두 윤 모 씨가 가족들과 함께 운영하는 관계회사들이다.

본지 기존 취재 결과 이들은 공장등록을 회피하기 위해 500㎡ 이하로 사업장을 쪼개 운영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실질적으로는 하나의 사업장처럼 운영되면서도 법적으로는 별개 업체로 분류해 대기환경보전법상 ‘종’ 상향을 피하는 등 각종 규제를 회피해 온 것이다.

이번에 증설을 추진하는 J산업 역시 2020년 2월 설립된 관계회사로, 2023년 10월 S업체로부터 약 1,000㎡ 규모의 창고 6동을 매입해 확장을 꾀해왔다.


면장 주재 공식 약속도 3개월 만에 파기

문제는 업체 대표가 공식적으로 증설 포기를 약속했다가 뒤집었다는 점이다.

지난 2023년 12월 박종필 미암면장 주재로 미암면사무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J산업 대표 윤 모 씨는 5개 마을 이장과 주민 대표들 앞에서 “더 이상 공장증설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는 발전협의회장, 이장단장을 비롯해 미중, 영선, 춘동, 부암, 영흥 등 마을 대표들과 면 직원들까지 참석해 공식성을 띠었다.

올해 3월에도 윤 모 씨는 최부길 공해추방대책위원장 등 주민 대표들과 만나 다시 한번 “앞으로 공장증설을 하지 않겠다”고 재확인했다.

그러나 불과 3개월 후인 6월 24일, 영암군은 J산업의 춘동리 171-20번지 창고부지를 공장용지로 전환해 스티로폼 생산시설을 증설하겠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공고했다.

▲ 영암군이 J산업의 스티로폼 공장 증설 신고를 접수했다고 공고한 내용이다.


주민 220여명 서명…“끝까지 싸울 것”

주민들의 분노는 즉각 조직적 행동으로 이어졌다. 춘동1리 김소희 이장, 춘동2리 이계창 이장, 남산2리 김정란 이장 등 3개 마을 이장은 6월 26일 영암군수에게 연명으로 반대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서 이들은 “기존 업체들에 더해 또다시 J산업까지 공장을 신설하려는 것은 주민들을 속이는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미암면 공해추방대책위원회는 5개 마을을 대상으로 반대 서명을 받아 총 220여 명의 주민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당 지역 주민 대부분이 참여한 수준이다.

6월 27일에는 주민 대표들이 직접 영암군 민원실을 방문해 강력히 항의했다.

영암군 민원실 관계자는 이번 신고 내용에 대해 “S업체에 있는 보일러를 J산업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J산업이 창고부지를 공장용지로 전환해 스티로폼 생산시설을 증설하는 신고가 접수된 상태다.

최 위원장은 “작년에도 사장이 5개 마을 이장과 사회단체를 면장실로 불러 증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또다시 이런 식으로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주민들은 무조건 반대하니까 허가해서는 안 된다. 만약 허가가 나면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경한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 미암면 3개 마을 이장들이 영암군수에게 제출한 스티로폼 공장 증설 반대 의견서.


관계업체들의 지속적 위법행위 패턴

주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윤 모씨와 그의 가족이 운영하는 관계업체들이 그간 지속적으로 위법행위를 반복해 왔기 때문이다.

먼저 이번에 증설을 추진하는 J산업의 경우 ▲2023년 9월 미신고 스티로폼 생산 적발 ▲2023년 11월 불법 개발행위로 원상복구 조치 ▲2024년 불법 폐기물 반입과 부지 내 폐기물 적재 등 여러 차례 법 위반 행위를 했다.

관계업체 Y환경도 마찬가지다. 최근 허가외 연료를 사용하다 영암군에 적발되어 자원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 조치됐다. 2023년 10월에는 배출허용 기준치를 초과해 행정처분을 받았고, 같은 해 11월에는 개선명령을 어겨 2024년 1월 10일간의 조업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민원실 방문 당시 “이런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불법행위를 해왔다”며 “이런 업체에 다시 공장증설이나 신규 허가를 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특히 “2024년 말 주변 토양오염을 측정할 당시 회사 대표 부인 김 모 씨가 저에게 ‘도라이’, ‘사이코패스’ 등의 폭언을 하며 업무를 방해했다”며 업체 가족들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농촌 지키려는 주민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

미암면 공해추방대책위원회는 의견문에서 “어려운 농촌 환경에서도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온갖 불법행위로 건강을 위협하는 업체가 또다시 증설을 한다면 미암면민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영암군은 「갈등해소를 위한 사전조례」에 따라 주민 의견을 청취하고 있으며, 의견서 접수 마감일은 7월 6일이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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