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영암군의 무책임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5년 07월 04일(금) 15:42

영암군이 13년 전 군민과 맺은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채 반다비 체육센터 건립을 강행하고 있다. 2012년 궁도장 조성을 위해 토지를 제공한 김연자 씨에게 주차장 이용과 통행로 확보를 보장했던 약속을 올해 4월 사전 통보 없이 철거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담당 부서가 13년 전 약속의 존재조차 몰랐다는 사실이다.

행정의 연속성이란 담당자가 교체되어도 지방자치단체가 주민과 맺은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는 법치주의와 신뢰 행정의 기본 전제다. 영암군의 이번 행태는 이런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영암군은 뒤늦게 약속을 확인한 후에도 “건물 건너편 공용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는 식의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13년간 사용해 온 전용 주차장을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용주차장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 어찌 동등한 조건인가. 더구나 같은 부지 내 메타세쿼이아 이전에는 보상을 해주면서 13년간 지켜온 약속에는 “왜 해줘야 하냐”고 반문하는 이중 잣대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사태는 행정법상 신뢰보호원칙 위반 소지가 있다. 영암군은 정식 문서로 주차장 사용을 약속했고, 13년간 이를 묵인해왔다. 김 씨는 이 약속을 믿고 토지를 제공했으며, 주차장을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또한 사전 통지나 의견 청취 없이 주차장을 철거한 것은 행정절차법 위반의 소지도 있다.

반다비 체육센터 건립의 공공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공성이 개인의 기득권을 일방적으로 침해하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특히 이번 경우는 영암군이 먼저 요청해 맺은 약속을 파기한 것이다.

영암군은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는 김 씨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암군이 군민과 맺는 모든 약속에 대한 신뢰성을 회복하는 길이다. 행정의 연속성과 신뢰성 회복. 이것이 이번 사태가 영암군에 던지는 근본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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