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뚫고 군청 앞으로…미암면민들 “공장증설 저지”

35도 폭염 속 고령 주민 50여명 참석…증설 반대 목소리
“면장 앞 약속도 파기”…주민들, 군에 “업체 편들지 말라”
결의문 채택 “증설 철회·위법행위 조사…선거로 심판한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5년 07월 11일(금) 12:57

미암면 스티로폼공장 증설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주민들이 영암군청 앞으로 집결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7월 9일 오후 2시, 영암군청 앞에는 35도를 웃도는 불볕더위에도 미암면 주민 50여 명이 모여 약식집회를 열었다. 참가자 대부분은 70대 이상 고령층이었다. 이들은 J산업의 공장 증설 신고를 즉각 거부할 것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부길 미암면 공해추방대책위원장은 “윤 대표 일가가 운영하는 관계업체들이 지난 2년간 영암군으로부터 수의계약으로 35건, 5억 6천만 원의 폐기물 처리 용역을 받았다”며 영암군과 해당 업체 간의 오랜 거래 관계를 거론했다. 최 위원장은 이를 “평균 1700만 원으로 쪼개서 입찰을 피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영암군청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해당 업체와의 ‘짬짜미’가 없다고 누가 믿겠느냐”고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반복되는 약속 파기와 위법행위들

영암군과의 거래 관계뿐만 아니라 업체의 반복된 약속 파기도 주민들의 분노를 키웠다. 최 위원장은 2023년 12월 박종필 당시 미암면장 주재로 열린 간담회를 상기시켰다. “업체 대표가 면장과 주민 대표 10여 명 앞에서 ‘공장증설을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약속했다”며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올해 3월에도 업체 대표가 주민들에게 “당분간 증설하지 않겠다”고 재확인했으나, 불과 3개월 만에 공장증설 신고를 제출한 것에 대해 “주민들을 완전히 우롱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최 위원장은 J산업의 반복적인 위법행위도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2023년 미신고 스티로폼 생산 적발 ▲불법 개발행위로 원상복구 명령 ▲2024~2025년 불법 폐기물 반입 등이 그것이다. 특히 “J산업의 불법 개발행위에 대해 영암군이 처음에는 ‘문제없다’고 했다가, 미암면민 546명이 진정서를 제출하자 그제서야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며 영암군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했다.


결의문 채택…선거로 심판 경고

이러한 상황에서 주민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미암면 공해추방대책위원회 명의의 결의문이 채택됐다.

결의문의 주요 요구사항은 ▲해당 스티로폼 공장 대표의 공장 증설 즉각 철회 ▲영암군의 스티로폼 공장 증설 요청 즉각 거부 ▲스티로폼 공장의 위법행위 즉각 조사 등 3가지다.

결의문은 “국민주권 시대에 미암면민의 주권은 실종된 지 오래”라며 “이제는 참을 만큼 참았다. 청정 영암을 지키고 공기 좋은 미암을 사수하기 위해 단호한 행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정치적 해결 의지도 표명했다.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다”며 “우리의 뜻을 제대로 대변하지 않는다면 군수든 군의원이든 도의원이든 모두 교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영암군에 대해서도 “행정소송이든 행정심판이든 불사하라”며 “주민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업체 편이 아닌 주민 편에 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역 인사들 참석…영암군은 ‘침묵’

이날 집회에는 이만진 영암군의원, 이계화 미암면 발전협의회장, 곽성남 미암면 이장단장, 박순자 영암군 한농연여성회장, 김용아 미암면 농업인경영협의회장 등 지역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주민들과 뜻을 함께했다. 이만진 의원은 “미암면민들의 정당한 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행정적인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영암군청 측은 이날 집회에 대해 별다른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민원소통과 관계자는 “주민 의견서 접수 마감일(7월 6일) 이후 관련 법령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최 위원장은 집회를 마무리하며 “우리 아들에게 깨끗하고 복된 땅을 물려주고 싶다”며 “업체 대표가 자기 아들에게 공장을 물려주고 싶어 하듯, 우리도 후손들에게 깨끗한 고향을 물려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집회는 급작스럽게 논의됐으며, 불볕더위 속에서도 고령의 주민 50여 명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단순히 미암면만의 문제가 아닌 영암군 전체의 환경 문제”라며 향후 더 큰 연대를 예고했다. 미암면의 환경오염 문제가 12년째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주민들의 직접 행동이 영암군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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