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억 이미용권에 천원 목욕탕까지…군의회 ‘이중 특혜’ 질타

연 27억 바우처에 목욕장 2억 더
대중탕 8천원인데 공영탕 1천원
“11개 읍면 중 4곳만 혜택받아”
의회 거듭 지적에도 집행부 무대응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5년 07월 18일(금) 15:15

영암군의회가 공영목욕장 이용료 1천 원을 고수하는 집행부의 안이한 자세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의원들은 이미 연간 27억 원의 이미용 바우처를 지원하면서 목욕장 운영에 2억 원을 추가 투입하는 것은 과도한 이중 지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영암군의회 제318회 임시회 자치행정위원회에서는 신북 공영목욕장 운영 민간위탁 동의안을 심의하던 중 목욕장 이용료를 둘러싼 격론이 벌어졌다.

박영배 의원은 “1년에 2억이 적은 돈이 아니다”라며 “천 원이면 인근 면에서도 올 것 아니냐. 사용료를 현실화시켜 군비를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타 시군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 그럼 타군에서 죽는다면 우리도 같이 죽자 그 말이냐”며 집행부의 안이한 대응을 꼬집었다.

요금이 저렴해 타 지역 주민들의 이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선희 의원은 “신북이 문을 열면 반남에서도 많이 올 텐데”라며 타 지역 주민의 무임승차 가능성을 우려했다. 현재 영암군민은 1천 원, 타 지역 주민은 2천 원의 이용료를 내도록 되어 있다.

고화자 의원은 더욱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번 간담회에서 의회에서 나온 의견을 하나도 검토 안 하셨냐”며 “목욕탕 요금에 관한 지적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도 집행부에서 전혀 움직임이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고 의원은 “대중목욕탕은 8천 원인데 공영목욕탕이 2천 원(타지역 주민 기준)이면 누가 대중탕 가겠냐”며 “삼호 수영장 개장할 때는 체육시설 요금을 현실화했으면서 목욕장만 예외인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특히 고 의원은 집행부가 타 시군 사례를 들어 변명하자 “시군에서 이미용권을 지원하지 않는 시군하고는 비교할 가치가 없다”며 “이미용권이 안 가는 곳은 목욕비가 저렴해도 되지만, 우리는 이미 이미용권을 지원하고 있지 않냐”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전희자 가족행복과장은 “다른 시군 조사 결과 5개 시군만 제외하고 이미용권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변했지만, 의원들은 이미용권과 저렴한 목욕장 요금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은 이중 지원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영암군은 현재 65세 이상 어르신 약 1만 5천 명에게 분기별 4만 5천 원씩, 연간 1인당 18만 원의 이미용 바우처카드를 지급하고 있다. 이는 연간 27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다. 당초 ‘목욕 이용권’으로 시작했지만, 공영목욕장 요금이 워낙 저렴해 대부분 미용실에서만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박영배 의원은 “이미 이미용권이 나가고 있는데 (저렴한 목욕장 요금은) 하나의 특혜”라며 “영암군 전체 면 단위에 다 목욕탕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냐”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영암군 11개 읍면 중 공영목욕장은 서호, 금정, 시종 3곳에만 있으며, 신북이 추가되어도 4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7개 읍면 주민들은 공영목욕장 혜택을 받지 못하면서도 이미용 바우처와 목욕장 운영비로 연간 29억 원의 군 예산이 투입되는 상황이다.

현재 운영 중인 3개 목욕장은 주 4일만 운영되는데도 연간 2억 원의 운영비가 소요되며, 9월 신북 목욕장이 개장하면 연간 2억 6천만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이와 관련해 고화자 의원은 “의회에서 나온 이야기를 왜 중요하게 생각 안 하냐. 집행부가 의회를 무시하는 경향”이라며 “계속 말로만 해서 시행이 안 되니 의회에서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의원들은 현재의 비현실적인 요금 체계를 개선하지 않은 채 민간위탁을 진행할 경우, 향후 5년간 문제가 고착화될 것을 우려했다. 민간위탁 계약기간이 5년인 만큼, 일단 위탁이 결정되면 요금 조정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자치행정위원회는 고화자 의원의 보류 동의안 발의로 해당 안건을 보류 처리했다. 상임위원회에서 집행부 제출 안건이 보류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의회가 집행부에 보내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의회는 목욕장 운영 자체를 막을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의회 관계자는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9월 개장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민간위탁은 동의하기로 했다”며 “다만 1천 원이 너무 싸다는 요금 문제는 추후 조례 개정을 통해 처리하기로 의원들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민 복지 서비스는 차질 없이 제공하면서도 요금 체계는 반드시 개선하겠다는 의회의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한편, 보류됐던 신북 공영목욕장 민간위탁 동의안은 17일 통과됐으며, 군의회는 별도로 목욕장 이용료 현실화를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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