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밀항 도로공사, ‘누구를 위한 공익인가’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
| 2025년 07월 18일(금) 17:33 |
목포신항 대체진입도로 공사를 둘러싼 모밀항마을 주민들과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의 갈등이 4년째 계속되고 있다. 498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30년간 650억 원의 경제적 편익을 창출할 국책사업이다. 그런데 왜 주민들은 농로 단절과 환경피해, 그리고 일상의 붕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가.
해수청 설명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연약지반에 통로박스를 설치하려면 12개월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고, 530억 규모 사업의 설계 변경은 기재부 승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법과 절차에 따른 정당한 집행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합법적’ 절차 뒤에 숨은 행정의 경직성이 보인다. 2021년부터 여러 차례 만남이 있었지만, 해수청은 주민 요구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며 법적 근거만을 되풀이했다. 언론 취재에도 초기엔 소극적이다가 여론이 확산되자 비로소 해명에 나선 모습은, 문제를 직시하기보다 관리하려는 태도를 드러낸다. 처음부터 주민의 실질적 어려움을 인정하고 가능한 대안을 함께 찾았다면 갈등이 이토록 깊어졌을까.
더 근본적인 문제는 ‘공익’에 대한 협소한 이해다.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고 해서 주민의 일상적 고통을 외면해도 되는가. 498억 원 예산에서 주민 불편을 덜어줄 소액의 예산조차 편성할 수 없다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모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올바른 자세인가.
공익사업이 진정한 공익이 되려면 거시적 효율성과 미시적 정의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650억 원의 편익도 중요하지만, 평생 농사짓던 길을 잃은 농민들의 생존권도 똑같이 소중하다. 행정은 법조문 뒤에 숨지 말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모밀항 사례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반복되는 ‘개발과 생활’의 충돌을 보여준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사업이 정작 그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재를 짓밟는다면, 그것을 어찌 발전이라 할 수 있겠는가. 진정한 선진국은 큰 그림과 작은 일상이 함께 가는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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