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 노조 조합원 8억 횡령…내부통제 ‘구멍’

10년간 회계 담당 A씨, 노조비 수년간 빼돌려
2013년에도 직원 7억원 횡령…반복되는 비리
최근 2년간 44명 징계, 규정조차 미비한 실정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5년 07월 25일(금) 10:52

한국농어촌공사 노조 조합원이 조합비 8억 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10년 가까이 회계업무를 담당하며 수년에 걸쳐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농어촌공사 노조는 지난 7월 9일 오후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조합원 A씨의 횡령 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횡령 사건은 노조가 진행한 자체 회계감사에서 적발됐다. 노조는 최근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회비 액수가 맞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내부감사를 실시해 횡령 사실을 확인했다.

농어촌공사 노조 관계자는 “자체 회계감사를 진행하면서 노조 조합원 A씨가 수년에 걸쳐 8억 원을 횡령한 사실을 적발했다”며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A씨를 수사 의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공사 내부에서는 10년간 동일인이 회계업무를 맡은 것에 대해 관리감독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A씨가 10년 가까이 회계업무를 단독으로 담당했다는 점은 인사 순환과 내부 견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노조 집행부가 바뀌는 과정에서도 회계 담당자가 교체되지 않았고, 정기적인 회계감사에서도 이를 적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

농어촌공사의 횡령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에도 복지업무 담당 직원이 3년간 공금 7억1845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당시 해당 직원은 2009년 3월부터 2012년 9월까지 관사 임차 보증금 6억9000만원과 복지포인트 2700여만원을 빼돌렸다.

이처럼 억대 횡령 사건이 반복되는 가운데, 최근 2년간(2022~2024년 7월) 농어촌공사 임직원 44명이 징계를 받았으며, 이 중 정직 이상 중징계는 13명에 달했다. 중징계 사유에는 금품수수 등 금전 관련 비위행위가 포함됐다.

더욱 문제는 농어촌공사가 직원의 금품 및 향응 수수에 대한 징계부가금 부과 규정조차 마련하지 않은 점이다. 국가공무원법과 공무원징계령 등을 참고해 내부 규정을 마련해야 함에도 이를 방치해왔다.

농업기반시설 관리와 농지은행 사업 등을 담당하는 농어촌공사는 영암군을 비롯한 전국 농촌지역의 저수지, 양·배수장 등 농업 인프라를 관리하는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이다. 이번 사건으로 농민들의 신뢰를 크게 잃은 농어촌공사가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과 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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