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어촌공사 8억 횡령, ‘셀프 감시’의 한계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
| 2025년 07월 25일(금) 11:16 |
한국농어촌공사 노조 조합원이 8억 원을 횡령한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10년간 회계를 담당한 직원이 수년에 걸쳐 조합비를 빼돌렸는데도,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야 겨우 적발됐다. 2013년에도 7억 원대 횡령 사건이 있었다. 같은 조직에서 유사한 대형 횡령이 반복된다는 것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임을 방증한다.
가장 큰 문제는 ‘셀프 감시’의 한계다. 한 사람이 10년간 회계를 전담했다는 것 자체가 상식 밖이다. 노조 집행부가 바뀌어도 회계 담당자는 그대로였다. 정기 감사도 있었을 텐데 왜 적발하지 못했을까. 형식적 감사에 그쳤거나, 아니면 조직 내 암묵적 비호가 있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농어촌공사는 농민들의 삶과 직결된 공공기관이다. 영암군만 해도 수많은 저수지와 양·배수장을 공사가 관리한다. 가뭄이나 홍수 때 농민들이 의지하는 곳이 바로 농어촌공사다. 그런 기관에서 직원들이 공금을 함부로 다룬다면, 농민들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더 심각한 것은 이런 비리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2년간 공사 직원 44명이 징계를 받았고, 그중 13명은 중징계였다. 그런데도 징계부가금 부과 규정조차 없다니, 기강 해이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이제는 근본적 해법이 필요하다. 회계 담당자를 2년마다 의무적으로 교체하고, 전임자와 후임자가 함께 감사받는 시스템부터 만들어야 한다. 내부 감사로는 한계가 명백하니 외부 전문기관의 불시 감사도 필수다. 무엇보다 비리를 알고도 침묵하는 조직 문화를 깨야 한다. 내부 고발자를 철저히 보호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횡령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농어촌공사 역시 마찬가지다. 그 돈은 농민들을 위해 써야 할 소중한 재원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농어촌공사가 투명성과 책임성을 갖춘 진정한 공공기관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