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100 산단 3중 경쟁…영암군, ‘솔라시도 주변부’ 탈출 승부수 RE100 산단 유치 경쟁 구도 분석 ③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
| 2025년 08월 01일(금) 11:01 |
![]() ▲ 영암 대불산단 전경 |
영암군이 지난 29일 RE100 산단 유치에 뛰어들었다. 불과 한 달 반 전까지 국립바둑연수원을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던 영암군의 급선회 배경에는 복잡한 경쟁 구도가 숨어있다.
정부가 RE100 산업단지 조성을 국정과제로 추진하면서 전국 지자체들의 유치 경쟁은 3중 구조로 전개되고 있다. 전국 단위에서는 호남권이 울산, 인천과 경쟁하고, 호남 내에서는 전남 서남권이 전북 새만금과 맞서며, 서남권 내부에서는 영암 대불산단, 해남 솔라시도, 목포 신항이 중심축을 놓고 물밑 경쟁을 벌인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으로, 이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의 필수 조건이 됐다. 표면적으로는 ‘상생’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각자의 생존이 걸린 치열한 경쟁인 셈이다.
1차 경쟁: 호남 vs 울산 vs 인천
지난 7월 10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서남권과 울산이 유리하다”고 언급했다. 이미 정부는 호남 서남권과 울산을 유력 후보로 보고 있다는 신호였다.
호남권의 강점은 압도적이다. 전남도내 전력 자급률은 213.4%로 울산시(228.1%)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지난해 기준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6.6GW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19%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특히 단일단지 기준 아시아·태평양 최대이자 세계 2위 규모로 추진 되는 3.2GW 규모의 전남 신안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지난 4월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 정책심의회를 거쳐 집적화단지로 지정되는 등 이미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울산은 43조 원 규모의 세계 최대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조성되고 있으며 5.8GW규모를 내세운다. 인천은 수도권 인접성과 기존 산업 인프라를 강조하고 있다.
2차 경쟁: 서남권 vs 새만금
호남 내부에서는 전남 서남권과 전북 새만금이 경쟁한다. 군산시 측은 “산단 인근에 7GW 규모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계획돼 있고 항만·공항·철도 등 물류 인프라가 완비돼 있다”고 강조한다. 24일 새만금국가산단 입주기업들이 군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만금국가산단 전체를 RE100 산업단지로 조속히 지정해 달라”고 건의하는 등 공세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남도는 솔라시도 기업도시를 중심으로 AI 에너지 신도시, 해상풍력 허브, 첨단산업 클러스터 등을 조성해 “서남권을 세계적 에너지 혁신지대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 ▲ 해남 솔라시도 전경 |
3차 경쟁: 대불산단 vs 솔라시도 vs 목포신항
서남권 내부 경쟁은 더욱 복잡하다. 영암군 관계자는 “해남은 구성지구를, 목포는 신항을 중심으로 RE100 산단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각 지역의 입장을 전했다.
핵심은 솔라시도다. 솔라시도의 산업단지는 풍부한 신재생 자원의 공급여건을 기반으로 RE100을 구현할 수 있는 RE100 전용 산업단지로 개발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구성지구에는 RE100 전용 산업단지(165만㎡), 발전단지(1,420만㎡), 스마트시티(110만㎡) 조성이 계획돼 있고, 국내 최대규모인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98MW)가 준공·운영 중이다.
문제는 솔라시도가 영암·해남 공동 기업도시임에도 RE100 핵심시설은 해남 구성지구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영암 지역인 삼호·삼포지구는 골프장, F1경주장 등 레저시설 위주다. 이런 구조는 영암이 솔라시도 사업의 파트너이면서도 산업적 실익은 해남이 가져가는 형국이다. 영암군이 솔라시도와 별개로 대불산단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 ▲ 목포 신항 전경 |
영암의 위기의식과 대응
영암군 RE100 TF팀 관계자는 “영암의 경쟁력은 즉시 실행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다른 지역은 산단 조성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대불국가산단은 이미 완성된 산단이어서 재생에너지만 공급하면 바로 RE100 산단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암군이 RE100에 매달리는 더 근본적인 이유는 지방소멸 위기다. 인구 5만 1천의 영암에게 RE100 산단이 가져올 1만 5천 개 일자리는 인구 30% 증가를 의미한다. 청년 유출과 고령화로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 도시에게는 생존의 문제다. 이는 새만금을 추진하는 전북, 솔라시도에 집중하는 해남도 마찬가지다. RE100 산단 경쟁이 치열한 근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대불산단에는 HD현대삼호를 비롯해 조선 관련 기업들이 집적해 있으며, 이들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RE100 요구에 직면해 있다. 특히 올해 1월 대체 전력원으로 기대했던 수소발전사업 100MW(6천억 원 규모)가 백지화되면서 재생에너지 전환이 더욱 시급해졌다. 반면 솔라시도 삼호·삼포지구는 골프장과 F1경주장 등 레저시설 위주로 조성돼 산업 구조상 차이를 보인다.
정부는 올 하반기 ‘RE100 산업단지 및 에너지신도시 조성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가칭)도 입법 예고할 예정이다. 전국 지자체가 경쟁하는 가운데, 3중 경쟁 구조 속에서 영암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