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관세협상 극적 타결…상호관세 15%, 쌀·소고기 ‘사수’ 대미투자 3500억 달러 조건, 25%→15% 합의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
| 2025년 08월 01일(금) 1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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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협상이 8월 1일 상호관세 부과 시한을 불과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됐다. 상호관세율은 당초 25%에서 15%로 10%포인트 인하됐으며, 정부가 ‘레드라인’으로 설정했던 쌀과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의 추가 개방은 막아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과의 협상은 국민주권 정부의 첫 통상분야 과제였다”며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고 평가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0일 오후 5시(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 끝에 관세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日·EU와 같은 15%…FTA 무관세 혜택은 상실
합의 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에 대해 8월 1일부터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이는 앞서 타결한 일본, 유럽연합(EU)과 같은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자동차 관세다. 한미 FTA로 무관세 혜택을 받던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이 이제는 15%의 관세를 새로 부담하게 됐다. 일본과 EU가 기존 2.5%에서 15%로 인상된 것과 달리, 한국은 0%에서 15%로 오른 셈이다.
김 실장은 “12.5% 인하를 끝까지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15%’라는 원칙을 고수했다”며 “FTA 체제가 흔들리고 있는 아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향후 부과 예정인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는 ‘최혜국 대우’를 보장받아 다른 나라와 같은 15% 수준이 될 전망이다.
487조 투자 약속…“융자 중심” vs “미국이 통제”
관세 인하의 대가로 한국은 총 3,500억 달러(약 487조 원) 규모의 대미투자를 약속했다. 이는 일본(5,500억 달러)이나 EU(6,000억 달러)보다는 적은 규모다.
투자 내역은 ▲조선협력 펀드 1,500억 달러 ▲반도체·원자력·배터리 등 전략산업 2,000억 달러로 구성된다. 여기에 4년간 미국산 에너지 1,000억 달러 구매도 포함됐다.
투자 방식을 둘러싸고는 한미 간 설명이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는 투자”라고 했지만, 한국 정부는 “일본처럼 융자·융자보증이 대부분”이라는 입장이다. 김 실장은 “직접 투자 비율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쌀·소고기는 지켰지만…검역 완화는 ‘변수’
농산물 분야에서는 정부가 약속한 대로 쌀과 30개월령 이상 소고기의 추가 개방을 막아냈다. 김 실장은 “식량 안보와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미국이 요구한 검역 절차 개선, 자동차 안전기준 동등성 인정 등 비관세장벽 완화는 계속 협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검역 절차가 완화되면 현재 수입이 막혀있는 미국산 사과나 유전자변형작물(GMO) 등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구 부총리도 워싱턴 브리핑에서 “검역 절차 개선 등을 포함한 협의가 계속될 예정”이라고 인정했다.
미국이 문제 삼았던 온라인플랫폼법, 구글 고정밀지도 반출, 방위비 분담금 등은 이번 협상에서 제외됐다.
“최악 면했지만 불균형”…엇갈린 평가
농민단체들은 쌀과 소고기를 지킨 것은 다행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불균형 협상이라고 평가했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쌀과 소고기 추가 개방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면서도 “0%였던 관세를 15%로 올린 불공정한 결과이고, 487조 원의 투자 약속은 국익을 훼손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불확실성 해소에 의미를 뒀다. 25% 관세를 그대로 맞거나 계속 유예되는 것보다 15%로 확정돼 기업들이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구 부총리는 “우리 기업들이 주요국 대비 동등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2주 내 정상회담…세부 협상은 계속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타결 직후 SNS를 통해 “2주 내 이재명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해 양자회담을 가질 것”이라며 “새 대통령의 선거 승리를 축하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 당선을 공개적으로 축하한 것은 처음이다.
양국은 큰 틀의 합의는 마쳤지만 대미투자 세부 방식, 비관세장벽 완화 범위 등은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글로벌 통상환경의 구조적 변화는 계속될 것”이라며 “추가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