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 위안부 소문 유포로 영암 주민 4명 실형…판결문 첫 발굴 1938년 판결문 2건 국내 첫 확인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
| 2025년 08월 14일(목) 12:51 |
![]() ▲ (왼쪽부터) 송명심, 이운선 판결문. |
영암군이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해 지역 주민들이 처벌받은 판결문 2건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8월 14일 밝혔다.
이번에 발굴된 자료는 1937년 중일전쟁 이후 1938년에 발생한 사건 기록이다. 일본군 위안부 동원 관련 소문을 퍼뜨렸다는 이유로 영암지역 주민 4명이 실형을 선고받은 내용이 담겨 있다. 영암군은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이 소장한 원본 판결문과 번역본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도포면·덕진면 주민 2명 금고 4개월 실형
첫 번째 사건은 1938년 영암군 도포면과 덕진면에서 발생했다. 도포면 수산리에 거주하던 영막동 씨는 덕진면 장선리 송명심 씨 집에서 “황군 위문을 위해 12세 이상 40세 이하 처녀와 과부를 모집해 만주로 보낸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 소문을 들은 송명심 씨는 마을 구장(현 이장)이 부녀자 수를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조사 명단에 자신의 15세 딸이 포함된 것을 확인한 송 씨는 조사 책임자를 찾아가 “딸이 10세라고 해도 될 정도로 체구가 작은데 왜 명단에 넣었느냐. 모두 위안부로 보내진다는데 사실이냐”고 항의했다.
이들의 발언은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이어졌다. 영막동 씨와 송명심 씨는 육군형법 위반으로 각각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나주 방면 소문 전달로 2명 추가 처벌
같은 해 도포면 성산리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한만옥 씨는 나주 방면에서 “처녀들을 중국에 있는 황군 위문을 위해 모집 중”이라는 소문을 듣고 같은 마을 이운선 씨에게 전했다.
이운선 씨는 이 소식을 다른 주민들에게 전하며 “딸을 둔 사람은 빨리 시집보내라. 당국에서 황군 위문 처녀를 모집 중이며, 나주 방면에서는 이미 3~4명의 처녀가 중국으로 보내졌다”고 말했다.
이들 역시 유언비어 유포로 육군형법 위반 판결을 받았다. 이운선 씨는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한만옥 씨는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유족 찾기 진행…정부 보고 계획
이번 판결문 발굴은 일제가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은폐하는 과정에서 관련 소문만으로도 주민들을 형사 처벌한 사실을 보여준다. 위안부 징발 소문으로 실형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암군은 현재 피해자 4명의 후손을 찾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송명심 씨의 유족은 이미 확인돼 관련 사실을 전달했으며, 우승희 군수가 직접 유족을 찾아 위로했다.
영암군은 이번에 확인된 4명의 사례를 정부에 보고하고 전국적인 추가 사례 파악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한 전문가 검증을 거쳐 학계와 자료를 공유하고, 향후 역사 전시 및 교육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우승희 군수는 “일제가 위안부 동원 장애요소를 없애기 위해 유언비어죄로 형사처벌까지 했던 당시 억압과 통제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기록물”이라며 “지역 역사를 확인하고 진실을 후세에 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자료 발굴에는 순국선열 및 독립운동가 선양사업회 박광섭 회장이 큰 역할을 했다고 영암군은 전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