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도 모르는 영암역을 어찌할 것인가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5년 09월 26일(금) 13:49

영암역이 개통한다. 그런데 정작 지역민들은 무덤덤하다. 아니, 대부분은 역이 어디 있는지조차 모른다. 23년간 공사 중이던 철도역이 드디어 문을 연다는데, 왜 이토록 조용한가.

이유는 간단하다. 역이 주민과 무관한 곳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영암읍에서 20km, 학산면 소재지에서도 8km 떨어진 허허벌판에 있으니, 개통 두 달 전까지 역의 위치조차 모르는 주민이 대다수였던 것은 당연하다.

영암읍 주민이 역을 이용하려면 자가용으로 20km를 달려야 한다. 영암군이 급히 마련한 순환버스도 하루 4회가 전부다. 삼호읍에서의 접근성도 마찬가지다. 49번 지방도로가 유일한데다, 남해고속도로 서영암IC는 진출입로가 반대편이다.

영암군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15~20년 전 결정된 입지 탓에 역세권 개발은 엄두도 못 낸다. 군 관계자 역시 “외딴곳”이라며 한계를 인정했다. 그러니 “2040년까지 개발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말로 시간을 벌고 있다.

하지만 입지 탓만 하며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해남군은 같은 처지에서도 1,439억 원을 들여 도로를 확장하고 있다. 영암군은 9년간 무엇을 했는가. 도로 표지판 몇 개 세운 게 전부다. 고령화율 30%가 넘는 지역에 무인역, 전철로 만들어놓고 2030년까지 디젤기관차만 다니는 현실도 답답하다.

지금이라도 영암군은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역세권 개발이 불가능하다면, 최소한 대규모 주차장과 환승센터라도 제대로 만들어라. 연계교통을 대폭 늘리고, 영암역 직통 노선을 신설해야 한다. 역이 아무리 외딴곳에 있어도 가기 편하다면 주민들은 이용한다.

23년을 기다려 개통하는 역을 주민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다면, 이보다 슬픈 일이 또 있을까. 이미 지어진 역을 없앨 수는 없다. 영암군은 “위치가 잘못됐다”는 변명 대신, 주어진 현실에서 최선의 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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