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 기본소득, 속도보다 신뢰가 먼저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
| 2025년 10월 24일(금) 14:24 |
영암군이 3조 5,000억 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통해 2030년부터 전 군민에게 월 2만 원의 ‘에너지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후위기 시대에 재생에너지 전환과 주민 이익공유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다.
그러나 지난 22일 공청회에서 확인된 것처럼,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167명의 임차농이 연 54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간척지를 활용하면서 사전 협의 과정이 부족했다는 점은 아쉽다. 20여년간 농사를 지어온 농민이 “한 번도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다”고 토로하는 것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당사자와의 소통 없이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기술적 과제도 만만치 않다. 현재 시종변전소는 이미 포화상태이고, 새로운 송전 인프라 구축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군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자립도시 특별법’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법안 발의 단계다. 2030년이라는 목표 시점을 맞추려는 데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로드맵이 필요해 보인다.
군은 협동조합 우선 가입권, 직업전환 교육, 공공 스마트팜 우선권 등 임차농 대책을 마련하고, 11월 추수 후 추가 간담회를 연다고 한다. 부디 이제부터라도 충분한 대화와 합의 과정을 거치길 바란다.
영암군이 정부의 RE100 정책에 발맞춰 에너지 전환에 나선 것은 분명 시의적절한 판단이라고 본다. 다만 다른 지자체들도 유사한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려면, 속도전보다는 주민과의 신뢰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서두름이 아니라 신뢰다. 주민을 설득의 대상이 아닌 동반자로 인정하고, 함께 만들어 가는 에너지 전환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약속할 수 있다. 영암군이 이 점을 명심한다면, 한국형 재생에너지 전환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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