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문화예술회관, 이대로 충분한가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5년 11월 07일(금) 12:13

영암군 문화예술회관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 전남 22개 시군 중 유일하게 전문 공연장이 없던 영암군민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려가 앞선다. 당초 800석에서 400석으로 대폭 축소됐고, 총사업비 300억 원 중 280억 원을 군비로 충당해야 한다. 이것이 과연 ‘청신호’인가.

영암군은 “500석 이상 규모”가 수준 있는 공연 유치의 최소 기준이라고 했다. 그런데 최종 400석을 두고 이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을 바꿨다. 중앙정부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원칙을 포기한 것이다. 축소된 시설이 ‘문화 사각지대 해소’라는 당초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 큰 문제는 재원이다. 국비는 0원, 도비는 20억 원뿐이다. 나머지 280억 원은 모두 영암군 부담이다. 인구 5만의 자치단체가 감당하기엔 버거운 규모다. 구체적 재원 조달 계획도 없이 “도에 추가 지원을 건의하겠다”는 막연한 기대만 있다. 결국 지방채 발행이나 다른 예산 전용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자체장들의 무리한 공약 경쟁도 문제다. ‘1호 공약’에 매몰돼 현실성 없는 사업을 밀어붙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세 번의 심사 끝에 조건부 승인을 받았지만, 사업의 본질은 훼손됐고 재정 부담만 커졌다. 게다가 군은 보도자료에서 규모 축소와 과도한 군비 부담을 제대로 알리지도 않았다.

문화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지역 현실에 맞는 규모와 재원 계획이 전제되어야 한다. 영암군은 지금이라도 재원 조달 방안을 재검토하고, 군민과 소통해 진정 필요한 문화시설이 무엇인지 다시 물어야 한다. ‘없는 것보다 낫다’는 안일함으로는 제대로 된 문화 인프라를 만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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