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전 “업무방해 처벌” 경고…영암 송전선로 갈등 정점으로 19일 설명회, 대책위 퇴장 뒤 주민 1명 남아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
| 2025년 11월 21일(금) 13:32 |
![]() ▲ 300석 규모 공연장에 주민은 단 1명. 지난 19일 트로트가요센터에서 열린 한전 송전선로 주민설명회가 대책위 집단 퇴장 후 사실상 ‘주민 없는 설명회’로 진행됐다. |
345kV 신해남-신장성 송전선로를 둘러싼 한국전력과 영암 주민 간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한전이 주민설명회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반대 대책위 측에 ‘업무방해 시 형사 처벌’을 경고하자 주민들은 집단 퇴장으로 맞섰고, 28일 나주 한전 본사 앞 도로 봉쇄 집회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 19일 영암 트로트가요센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는 끝내 ‘주민 없는 주민설명회’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300명 수용 규모의 공연장에는 대책위 주민·관계자들이 입장했지만, 한전이 항의 과정에서 업무방해를 거론하자 대책위 측이 집단 퇴장했고, 이후 객석에 남은 일반 주민은 1명뿐이었다. 나머지는 한전 관계자와 용역업체, 경찰, 지역 언론 등이었다.
“업무방해로 처벌될 수 있다” 한전 경고
이날 한전 오효근 입지선정부장이 사업 설명을 시작하자 대책위 주민들이 “최적경과대역까지 다 정해놓고 이제 와서 주민설명회냐”며 항의했다. 그러자 김춘성 입지선정부장은 “업무를 방해하면 형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대책위 관계자들의 실명을 하나씩 거론하며 경고했다.
정철 대책위원장은 “최적경과대역까지 확정해 놓고 인제 와서 주민설명회를 하는 게 무슨 의미냐”며 “2년 가까이 깜깜이로 추진하다 들통나니 뒤늦게 설명회를 여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전 측은 “이미 결정된 사업으로 뒤로 갈 수는 없다”며 백지화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대책위는 “한전이 대화를 하러 온 주민들을 협의의 상대가 아니라 ‘업무방해 피의자’ 취급했다”며 “형사처벌 운운하며 주민을 위축시키려 한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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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절규 지켜보며 웃음…“사람으로 보나” 분노
설명회장 밖에서는 규탄 집회가 이어졌다. 최적경과대역에 거주하는 김노연 씨는 이날도 마이크를 잡고 “10년 전 귀농해 집을 짓고 농사를 시작했는데, 이 집 위로 345kV 초고압 송전선이 두 줄이나 지나간다는 사실을 2년 전부터 전혀 몰랐다”며 “한전 본사가 있는 나주 혁신도시는 전봇대조차 보이지 않는데 왜 농촌 주민만 초고압선 아래서 살아야 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집회 현장을 지켜보던 한전 측 직원 또는 용역업체 관계자로 보이는 인원 일부가 뒤쪽에서 서로를 쳐다보며 웃는 모습이 포착돼 주민들의 분노를 키웠다. 권혁주 집행위원장은 “주민들은 삶이 무너지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저 뒤에서 실실 쪼개고 웃고 있더라”며 “주권자를 사람으로나 보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한전은 초고압 송전선로에 대해 “전자파 위험은 없으며, 한전 직원들도 변전소 인근에서 20년 이상 근무하고 있다”며 “국내 기준치의 10분의 1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머리 위로 송전선이 지나가는 삶의 불안과 토지 이용 제한 문제는 숫자로만 설명할 수 없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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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전 본사 “봉쇄 집회” 예고
대책위는 28일 나주 한전 본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권혁주 집행위원장은 “1톤 트럭과 트랙터를 동원해 4차선 도로를 봉쇄하겠다”며 “김동철 한전 사장 면담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철 위원장은 “1차 집회는 얌전하게 했지만 2차 집회는 투쟁적으로 하겠다. 구속도 감수할 각오”라며 “12월 10일께는 대통령실도 찾아가 이 문제를 직접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12월 4일로 예정된 7차 입지선정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한전은 형사 처벌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주민들은 본사 봉쇄와 연속 집회를 선언하는 등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고 있다.
한편 전남 다른 지역 대책위와의 연대를 위한 ‘전남대책위’ 차원의 공동 투쟁도 추진되고 있어, 신해남-신장성 송전선로를 둘러싼 갈등이 영암을 넘어 전남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