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로 갈등, 절차를 되돌아볼 때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5년 12월 05일(금) 15:12

광주·전남 지역 주민들이 뭉쳤다. 지난 28일 나주 한전 본사 앞에서 ‘송변전선로 반대 광주전남 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영암에서 시작된 반대 움직임이 화순, 곡성, 영광으로 번지더니 광역 연대로 확산됐다. 전북, 충남, 경기에서도 대책위가 결성되고 있고, 12월 16일에는 전국대책위 출범이 예정돼 있다.

지역 정치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삼석 국회의원은 3일 「전원개발촉진법」과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입선위원을 주민총회에서 선출하도록 하고, 주민설명회 의무 개최와 지방의회 의견청취를 법제화하는 내용이다. 서 의원은 “현재 한전의 방식으로는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절차의 허점을 메우려는 입법 시도라 할 수 있다.

우승희 영암군수도 2일 한전 본사를 방문해 일방적 추진에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충분한 사전 협의와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지중화 방식 전환 검토도 요청했다. 다만 대책위 측에서는 “100일 가까이 군수가 주민 면담에 응하지 않았다”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지자체장이 한전에 항의하는 것과 주민과 직접 소통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10년 전 밀양 송전탑 갈등의 교훈은 ‘주민 협의와 동의가 필수’라는 것이었다. 그 뒤 법과 제도가 정비됐지만, 운용 방식은 얼마나 달라졌는가. 입지선정위원회라는 주민 참여 기구를 만들어 놓고 정작 주민은 뒤늦게 알게 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진다.

정부와 한전은 ‘국가적 과제’, ‘에너지 고속도로’를 말한다. 국가적 과제라면 국민적 합의가 더욱 중요하다. 전기가 필요한 곳으로 송전선을 끌어가는 방식만이 답인지, 수요를 분산시키는 방법은 없는지, 지중화는 정말 불가능한 것인지 열린 논의가 필요하다.

주민들의 요구는 복잡하지 않다. 처음부터 다시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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