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제 취소됐는데 89% 지급”…새는 혈세, 방치된 안전 2025 행정사무감사 긴급진단 ① 선호성·이민정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
| 2025년 12월 12일(금) 13: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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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회 영암군의회 제2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군 행정 전반에 걸친 부실이 대거 적발됐다. 취소된 축제에 계약금 대부분이 지급되고, 50년 된 노후 건물이 안전진단 없이 숙박업소로 운영되는가 하면, 262억 원 규모의 정부 기금은 절반도 집행되지 못한 채 감액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배 감사위원장을 포함한 7인의 감사위원으로 구성된 감사특위는 지난 11월 27일부터 12월 2일까지 6일간 군 전 부서를 대상으로 서류감사와 정책질의를 진행해 지적사항 33건, 제안사항 24건 등 총 57건을 도출했다. 집행부는 내년 1월 23일까지 조치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9월 “철저히 점검” 공언…행감서 공식 지적사항 확정
이번 감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왕인문화축제 과다정산 문제다. 이 문제는 지난 9월 제319회 임시회 군정질의에서 박영배 의원(현 감사위원장)이 처음 제기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본지 9월 5일자 보도에 따르면, 당시 박 의원은 구제역으로 취소된 왕인문화축제의 예산 집행 내역을 집중 추궁했다. 총예산 15억 5,900만 원 중 7억 4,600만 원(47.8%)이 집행됐고, 이 중 대행사가 6억 600만 원을 가져간 것으로 드러났다. 축제 기간이 9일에서 4일로 단축됐는데도 계약 변경이 이뤄지지 않았고, 정산서류는 7월 말 재단에서 넘어왔으나 한 달간 의회에 보고되지 않았다.
박 의원은 당시 “충분하지 못한 답변이나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을 경우 행정사무감사에서 철저히 점검하겠다”며 “거짓말하면 고발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감사위원장을 맡은 박 의원은 공언대로 해당 사안을 들여다봤고, 결국 공식 지적사항으로 확정됐다. 감사 결과보고서는 “행사가 최종 취소됐음에도 행사대행사에 계약금의 약 89%가 지급돼 과다 정산 논란이 제기된다”고 적시했다. 이어 “일부 감액은 있었으나 전체 기성률 기준은 불명확하며, 초대가수 노쇼(불참)에도 출연료가 전액 지급되는 등 계약·정산 관리가 미흡하다”고 밝혔다.
감사특위는 구조적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축제 기획·홍보·운영 전반이 대행사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정작 수탁기관인 문화관광재단의 사전 검토·검수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다”며 “이러한 구조는 계약·정산 과정의 불투명성, 특정 업체 편중, 검수 부실 등 반복되는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9월 군정질의 당시 제기된 의혹이 3개월 만에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공식 확인된 셈이다.
예산뿐 아니라 안전 관리도 도마에
이번 감사에서는 예산 집행 문제뿐 아니라 안전 관리의 허점도 지적됐다. ‘영암형 창업 지원 티켓투더문’ 사업이 대표적이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사업에 활용된 건축물은 준공 후 약 50년이 경과했다. 당초 철거 예정이라는 이유로 안전검사가 실시되지 않았는데, 이후 숙박업소(다중이용시설)로 리모델링되면서도 정밀안전진단이나 구조안전성 평가 없이 영업이 개시됐다.
감사특위는 “노후 건축물의 구조적 결함(기초, 기둥, 보, 슬래브 등) 및 균열, 누수, 부식, 내진성능 미흡 가능성이 있다”며 “다중이용시설로서 이용객 안전 확보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으며, 사고 발생 시 군의 관리·감독 소홀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시설 투자뿐 아니라 상시 운영비까지 군 재정에 의존하는 구조로, 타 숙박업소·일반 창업자와 비교할 때 과도한 특혜로 인식될 수 있다”며 “사업자의 자립경영 유인이 저하된다”고 지적했다.
“황포돛배 전철 밟나”…수소선박 타당성 의문
사업 추진 전 타당성 검토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산강 관광선박(옛뱃길 복원) 사업이 그 사례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이 사업은 과거 황포돛배 중단 사례에 대한 분석 없이 추진되고 있다. 관광수요, 경제성, 운영수지 등 기본적인 사업 타당성 검토도 이뤄지지 않은 채 선박 건조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감사특위는 “영산강 일대에는 수소충전·저장설비, 계류장 등 기본 인프라가 전무하고, 하천 점용 등 필수 인허가 확보도 이뤄지지 않아 향후 사업 지연·비용 증가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문 운영, 홍수·갈수 등으로 수위 변동이 큰 영산강 환경에 대한 운항 안정성 검토가 부족하며, 수로 조사·항로 설정, 비상 대응계획 등 안전대책이 미흡하다”고 밝혔다.
262억 따놓고 116억만 집행…지방소멸기금 감액 위기
정부 기금 집행 부진도 도마에 올랐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영암군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총 262억 원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배정받았으나, 실제 집행액은 116억 6천만 원으로 평균 집행률이 42.67%에 그쳤다. 특히 2024년은 64억 원 중 3억 원만 집행해 집행률이 4.8%에 머물렀다.
감사특위는 “행정안전부가 2024년부터 3년간 집행실적이 저조한 지자체에 대해 차년도 기금감액을 제도화함에 따라 우리 군은 감액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이 밖에도 공모사업 의회 보고 누락, 이월예산 265억 원 미집행, 송전선로 입지선정위 주민대표성 부족, 공유재산 무단점유 방치 등 다수의 문제가 지적됐다. 해당 내용은 2부에서 상세히 다룬다.
선호성·이민정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