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부풀린 성과 홍보, 행정 신뢰 갉아먹는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5년 12월 12일(금) 13:21

영암군이 “영암몰 매출 전년 대비 300% 신장”을 자랑했다. 언뜻 보면 대단한 성과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이 숫자의 실체는 발표와 달랐다. 54억 원 중 순수 영암몰 매출은 20억 원이었다. 나머지는 기업 납품과 타 플랫폼 매출을 합산한 것이다. ‘300% 신장’도 달성된 수치가 아니라 연말 예측치였다. 마치 이미 달성한 것처럼 적어 넣은 것이다.

문제는 이런 홍보 방식이 단순한 ‘과장’으로 넘길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영암몰은 연간 수억 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공적 사업이다. 할인행사 비용도 전액 군비로 충당된다. 그렇다면 그 성과를 군민과 의회에 보고할 때는 정확하고 투명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영암군은 판매 채널이 다른 매출을 뒤섞은 데다 부풀린 숫자를 내놓았다.

인접한 강진군의 사례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 선명해진다. 강진군은 자사몰, 타 플랫폼, 기업 납품 매출을 각각 구분해 집계하고, 보도자료도 채널별로 분리해 발표한다. “중복이 안 되게 확인한다”는 것이 강진군 담당자의 설명이다. 영암군이 “다른 지자체도 다 이렇게 한다”고 했지만, 바로 옆 군만 봐도 사실이 아니었다.

지자체 보도자료는 개인 블로그가 아니다. 공무원이 작성하고, 결재를 거쳐 배포되는 공식 문서다. 이것이 그대로 언론에 인용되고, 주민에게 전달된다. 부풀려진 숫자가 기정사실로 퍼지면, 다음 해 예산 심의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 잘못된 정보가 잘못된 판단을 낳고, 그 부담은 주민에게 돌아간다.

행정의 신뢰는 화려한 숫자가 아니라 정직한 설명에서 나온다. 영암군은 이번 일을 계기로 성과 홍보 방식을 재점검해야 한다. 채널별 매출을 구분하고, 달성치와 전망치를 명확히 나누며, 예산 대비 실질 효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먼저다. 숫자를 크게 보이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면, 결국 군민의 신뢰만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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