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시설 이격거리 대폭 완화…영암군, 규제 빗장 풀었다

도로별 300m·100m 차등, 주거밀집지 500m→300m
상임위 11월 보류됐던 조례안, 21일 만에 수정가결
발전사업자 완화 요구 반영, 농민단체 반대에도 통과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5년 12월 22일(월) 11:51

영암군의회 경제건설위원회가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이격거리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을 수정가결했다. 17일 열린 제321회 영암군의회 제2차 정례회 제6차 경제건설위원회에서 강찬원 위원이 발의한 수정 동의안이 가결된 것이다. 2021년 강화됐던 규제가 4년 만에 사실상 완화됐다.


이격거리 축소에 절차 간소화까지

당초 집행부 원안은 이격거리(도로·주거지 500m)를 유지하되, 장기거주 군민에 한해 주민동의를 받으면 예외를 인정하는 방식이었다. 원안에는 10년 이상 거주 군민은 200kW 이하, 5년 이상 10년 미만 거주 군민은 100kW 이하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특례가 담겼다.

그러나 수정안은 이격거리 자체를 대폭 축소했다. 고속국도·일반국도·지방도·군도 등 가목 도로는 500m에서 300m로, 왕복 2차선 포장도로·농어촌도로 등 나·다·라목 도로는 500m에서 100m로 완화됐다. 주거밀집지역 기준도 500m에서 300m로 줄었다.

장기거주 군민 특례도 손질됐다. 수정안은 특례 적용 시 이격거리 전면 면제가 아닌 도로 100m, 주거밀집지역 200m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주민동의 요건도 바뀌었다. 발전소 부지 경계 300m 이내에 5호 이상 주거밀집지역이 있을 경우 마을 전체 세대의 2/3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하되, 해당 범위 내 주민이 없으면 동의를 받은 것으로 간주한다.

이 밖에도 수정안에는 기존 발전소의 증설·재설치(리파워링) 시 주민동의 요건을 삭제하고, 개발행위허가 제출서류를 주민동의서와 실거주 확인서로 간소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11월 보류, 12월 수정가결

이 조례안은 지난달 26일 제1차 경제건설위원회에서 한 차례 제동이 걸렸다. 당시 정운갑 위원이 “설치 후 매매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며 보류 동의안을 발의했고, 강찬원 위원은 “이격거리가 너무 엄격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1일 만에 재상정된 이 안건은 이격거리 완화를 골자로 한 수정안으로 가결됐다. 정운갑 위원이 제기했던 매매 제한 규정 문제는 이번 수정안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배경엔 ‘에너지 기본소득’ 구상

의회가 완화 쪽으로 방향을 튼 데는 영암군이 추진 중인 대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이 자리하고 있다. 군 계획에 따르면, 삼호읍·미암면 간척지 일대에 3조 5천억 원 규모의 태양광 집적단지를 조성해 2030년부터 전 군민에게 연 25만 원의 ‘에너지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는 구상이다.

정부의 RE100 정책 기조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전학준 지역순환경제과장은 “분산형 전력망을 활용한 신규 산업 유치와 지역순환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군민 기본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조례 개정”이라고 설명했다.



완화 요구 반영…농민단체 반대에도 통과

입법예고 기간(10.21~11.12)은 물론 그간 공청회와 주민간담회에서도 발전사업자들의 규제 완화 요구가 잇따랐다. 의회 수정안이 이격거리 완화로 가닥을 잡으면서 이들 요구는 사실상 반영된 셈이다.

반면 농민단체는 현행 이격거리 유지를 요구했으나 의회는 완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영암군농민회장 외 29명은 “이격거리가 완화되면 주거지 인근에 태양광 발전소가 난립할 것”이라며 우량농지 보호를 요구했고, 이은경 씨 외 77명도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농민회는 “현재 조례에서 정하고 있는 이격거리는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며 “거주 주민 명의를 빌려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거나, 건설 이후 타지인에게 매매하는 경우를 막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또한 “지역 주민 간 갈등 및 민원이 다량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일정과 남은 쟁점

조례안은 19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다만 쟁점이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다. 장기거주 군민 자격으로 특례를 받아 발전시설을 설치한 뒤 자격이 안 되는 타지인에게 넘기는 것을 막을 장치는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다.

한편, 같은 날 「영암군 신·재생에너지 군민참여 및 개발이익 공유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도 원안 그대로 가결됐다. 이 조례안 역시 지난달 보류됐다가 이날 별다른 질의·토론 없이 통과됐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이 기사는 영암열린신문 홈페이지(www.openmedia.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openmedia.co.kr/article.php?aid=3381284943
프린트 시간 : 2026년 09월 28일 18:2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