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를 위한 행정인가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
| 2026년 01월 09일(금) 14:36 |
영암군이 농민단체의 ‘군수 규탄’ 현수막을 막았다. 불법이라며 철거하고, 정식 절차를 밟아 신청하니 불허했다. 실명 없는 현수막은 허가해 놓고 그마저 다시 철거해 버렸다. 법적 근거를 물으니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막았다. 이쯤 되면 물어야 한다. 이 행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담당 공무원은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단다. 그런데 선거관리위원회에는 묻지도 않았다. 선관위는 “정책 비판은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했다. 군은 법을 지키려 한 게 아니다. 법에 없는 기준을 만들어 비판을 틀어막은 것이다.
의문이 남는다. 일개 담당 부서가 이런 판단을 독자적으로 내릴 수 있었을까. 법적 근거도 없이, 선관위 확인도 없이, 군수 비판 현수막만 골라서 막는 결정을 팀장 선에서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2024년 7월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 그때도 군수 규탄 현수막이었고, 그때도 적법한 절차를 밟은 것까지 철거했다. 한 번은 실수일 수 있다. 두 번은 우연이 아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미 분명한 판단을 내렸다. 공직자 비판은 표현의 자유 영역이고, 공적 기관의 업무는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 판단은 영암군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농민회는 간척지 태양광 사업에 반대하며 현수막을 걸었다. 동의하든 않든, 그것은 정책에 대한 의사 표현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보다 정당한 행위가 있는가. 이를 막는 것은 농민의 목소리를 막는 것이고, 비판 자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권력은 비판받을 때 건강해진다. 비판을 막으려 행정력을 동원하는 권력은 스스로 문제가 있음을 고백하는 것이다. 영암군이 답해야 할 질문은 하나다. 군민을 위한 행정인가, 군수를 위한 행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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