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수 규탄’ 현수막 불허…‘군수와의 대화’ 답변을 보니 2년 전 개정된 구법 기준 그대로 인용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
| 2026년 01월 23일(금) 13: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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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이 ‘우승희 군수 규탄’ 현수막 게시 불허 논란에 대해 민원 게시판(군수와의 대화)을 통해 첫 공식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답변 내용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행정의 허점이 드러난다.
‘180일’의 의미
민원 답변에는 “게시 시점이 선거 전 180일 이내이거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면…불허, 철거 정당성 매우 강함”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180일’이라는 숫자다. 공직선거법 제90조는 2023년 8월 30일 개정돼 시설물 설치 제한 기간이 180일에서 120일로 단축됐다. 현행법 기준으로는 ‘120일’이 맞다.
민원 답변에 2년 전 개정된 구법 기준이 그대로 등장한 것이다. 이는 최근 법령을 검토해 작성한 답변이 아니라, 과거에 만들어 둔 자료를 그대로 가져왔다는 정황이다.
“안전한 불허 논리”
더 주목할 부분이 있다. 답변 말미에 “실무적으로 가장 안전한 불허 논리…정치성, 비방성, 선거영향성, 조례위반으로 접근”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이는 민원인에게 보내는 공식 답변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내부 검토 과정에서 사용하는 메모나 매뉴얼 형식의 문구로 보인다.
구법 인용과 내부 검토 문구가 함께 노출된 것은 과거 작성된 대응 자료를 현재 민원 답변에 그대로 복사-붙여넣기 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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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내용과 정반대
답변 내용은 본지가 확인한 사실과도 배치된다.
답변은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겨냥한 것이 아닌, 법과 원칙에 따른 행정 집행”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도시경관팀장은 본지 취재(1월 7일)에서 농민회 현수막만 선별 철거한 사실을 인정했고, 불허 결정에 대해 “법에 명시되지 않아 내부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답변은 선거 영향을 판단 근거로 내세웠지만, 영암군선관위는 “영암군으로부터 질의받은 사실이 없다”고 확인했다. 선관위 확인 없이 ‘선거 영향’을 거론한 셈이다.
존재하지 않는 법조문
답변은 옥외광고물법 제5조를 근거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내용”이 금지된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해당 조항의 실제 금지 내용은 범죄행위 정당화, 음란물, 청소년 유해물, 사행심 조장, 인종·성차별 등이다. ‘명예훼손’이나 ‘모욕’은 조문에 없다.
반면 같은 법 제2조의2는 “국민의 정치활동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아니하도록 주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군의 답변에서 이 조항은 언급되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인가
정리하면 이렇다. 영암군은 민원인에게 “법과 원칙에 따랐다”고 답변했지만, 그 답변에는 2년 전 개정된 구법이 인용됐고, 내부 검토용 문구가 노출됐으며, 실제 존재하지 않는 법조문이 근거로 제시됐다.
담당 공무원이 기자에게 “법에 명시되지 않아 내부 판단했다”고 말한 내용과 민원인에게 “법과 원칙”이라고 답변한 내용이 다르다는 점도 문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23년 12월 유사 사안에서 “군수 사퇴 요구 현수막이 금지 내용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하고, 비방으로 보기 어렵다”고 결정한 바 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