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정 유출 금지” 영암군선관위…사전공고엔 “위반 아냐” A신문, 여론조사 일정 1면 공고 후 참여 독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
| 2026년 02월 27일(금) 1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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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선거관리위원회가 관내 언론사에 ‘여론조사 일정 사전유출 금지’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이미 발생한 사전공고 사례에 대해서는 “위반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조건 없이 유출 금지를 요청해놓고 사후에 예외를 인정한 셈이어서, 공문의 실효성과 행정의 일관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공문: “일정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라”
영암군선관위는 지난 25일 관내 언론사 대표에게 ‘선거여론조사일정 사전유출 관련 협조 요청’(영암군선관위-677)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은 “최근 일부 선거운동 관계자가 여론조사 일정을 미리 지득하고 문자메시지 발송·SNS게시 등의 방법으로 선거구민에게 참여 및 지지를 독려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여론조사 실시기관 및 의뢰기관(언론사 등)은 여론조사 일정 등에 관한 정보가 사전에 유출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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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1면에 일정 공고하고 참여 독려
그런데 이 공문이 발송되기 약 3주 전, 관내 주간지인 A신문은 2월 6일자 신문 1면 하단에 ‘여론조사에 적극적인 참여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전공고를 박스 처리해 게재한 바 있다. 공고에는 6·3지방선거를 앞두고 ‘2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지방선거 주요 현안과 선거 인식 등을 조사한다’는 내용과 함께 ‘조사 결과를 2월 12일자 지면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는 일정까지 명시돼 있었다. A신문은 해당 여론조사의 의뢰기관이며, 실제로 정기 발행일보다 하루 앞당긴 2월 12일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정상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12월 말에 영암군수 적합도 여론조사를 실시한 B신문은 사전 예고 없이 조사를 진행한 뒤 결과만 발표했다.
선관위 대응: 이틀간 입장 변화
영암열린신문이 25~26일 이틀에 걸쳐 선관위에 확인 취재한 결과, 선관위의 입장은 단계적으로 변화했다.
25일 담당 주무관은 여론조사 일정의 사전 공개에 대해 “원칙적으로 하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다만 A신문의 사전공고에 대해서는 “그렇게 예고 공고를 냈다는 사실은 지금 처음 알았다”고 했다.
26일 오전 지도계장은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공평하게 공개된 정보는 특정인에게만 비밀리에 전달되는 ‘유출’과 성격이 다를 수 있어, 그 자체만으로 선거법 위반이라 단정하기 어렵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다른 언론사도 동일하게 사전 공고를 해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하고, 최종적으로 다시 연락하겠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같은 날 최종 통화에서 지도계장은 “언론사가 여론조사 일정을 공고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공문은 특정 후보자나 선거운동 관계자에게 사적으로 일정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취지였다는 설명이다. 지도계장은 공문에 대해 “전체적인 표현이 좀 서툴렀던 것 같다”며 안내 문구의 미비를 인정했다.
“서툰 표현”이 남긴 의문
그러나 이 해명은 몇 가지 의문을 남긴다.
공문의 수신자는 ‘관내 언론사 대표’다. 본문에도 “의뢰기관(언론사 등)은 일정 정보가 사전에 유출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선관위의 최종 답변은 “언론사의 공고는 위반이 아니다”이다. 언론사에 보낸 공문에서 언론사에 유출 금지를 당부해놓고, 정작 언론사가 한 행위는 문제없다면, 이 공문은 수신자에게 해당 사항 없는 내용을 보낸 셈이 된다. 사적 유출만 문제 삼으려 했다면 공문에 그 범위를 명시했어야 한다.
또한 지역 주간지의 일반적인 발행 규모를 감안하면, 영암군 전체 군민에게 고루 전달되는 정보라고 보기 어렵다. 공직선거법 제108조 제5항은 여론조사 시 “해당 조사대상의 전계층을 대표할 수 있도록 피조사자를 선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론조사 일정이 특정 매체의 독자층에만 사전 공개될 경우, 해당 독자층의 응답 참여가 높아져 표본의 대표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선관위 공문 자체도 이 점을 지적하며 “조사대상 지역의 모든 선거구민이 피조사자로서 공정하게 여론조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상대적으로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선관위의 모니터링 형평성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선관위는 최근 농민단체 집회 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해 왔으나, 관내 주간지의 1면 공고에 대해서는 공문 발송 시점까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의 공문은 수신자에게 행위의 기준을 제시하는 공식 문서다. “표현이 서툴렀다”는 해명은 행정 안내의 신뢰성을 선관위 스스로 낮추는 결과를 낳았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