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산단은 언제까지 ‘죽음의 일터’여야 하나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년 03월 06일(금) 11:32

나흘 사이에 두 사람이 죽었다. 지난달 24일 베트남 청년이 아르곤 가스에 질식해 숨졌고, 28일에는 캄보디아 청년이 1톤짜리 선박 블록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둘 다 대불산단 하청업체 소속 이주노동자였다. 지난 14개월간 이 산단에서 숨진 노동자가 12명에 이른다. 구조의 문제다.

원인은 분명하다. 조선업 호황 속에 숙련 인력은 빠지고, 그 자리를 저숙련 이주노동자가 메운다. 다단계 하청 구조 아래로 위험은 내려가고 책임은 흐려진다. 다국어 안전교육은 미비하고, 기본 수칙조차 지켜지지 않는다. 24일 사고에서는 45분 전 동료가 같은 장소에서 쓰러졌는데도 작업이 중단되지 않았다.

정부와 전남도의 대응에도 의문이 남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이미 ‘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하고 특별점검까지 했지만 사고는 줄지 않았다. 전남도는 안전체험 교육장 건립 등 중장기 계획을 내놨으나, 내일도 위험한 공정에 투입되는 노동자에게 당장 필요한 실효적 대책의 부재는 아쉬울 따름이다.

대불산단은 영암 경제의 근간이며, 이곳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삼호읍에서 마주치는 이웃이다. 먼 나라에서 건너와 지역 산업을 함께 지탱하는 이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은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과제다.

다국어 안전교육의 실질화, 하청 구조 내 안전관리 책임 명확화,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안전 인력·예산 지원, 그리고 권고가 아닌 강제력 있는 상시 감독 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더 이상 사람이 죽고 나서야 대책을 논의하는 악순환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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