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발언’ 불기소, 행정의 목적을 묻는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년 03월 06일(금) 11:33

검찰이 전 금정면장의 모욕·업무방해 고소에 대해 두 혐의 모두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지난해 9월 송전선로 관련 주민간담회에서 비롯된 ‘아줌마 발언’ 사건이 약 5개월 만에 형사적으로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먼저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문제의 간담회는 공적 책임자인 면장이 송전선로 사안에 대해 주민을 만나는 공적인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감정적 충돌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개인적 자존심의 문제로 치환하고 형사처벌을 시도한 것은 차원을 달리 봐야 할 문제다. 공직자가 주민과의 공적 대화에서 발생한 갈등을 개인 간 형사사건으로 끌고 간 것 자체가 이 사안의 핵심 쟁점이다.

검찰의 판단이 이를 뒷받침한다. 두 혐의 모두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간담회 중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 나온 표현이 모욕죄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조차 충족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형사고소라는 수단 자체가 이 사안에 과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일 것이다.

가장 심각한 건 고소 이후 벌어진 행정의 대응이었다. 영암군 스스로가 민원인 처벌을 위해 탄원서 취합 역할을 자청했다. 공무원 수백 명의 서명이 11개 읍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자율적 참여”라고 했지만, 이것이 순수한 자발적 동의였는지에 대해서는 공직 내부에서조차 의문의 목소리가 있었다.

더욱이 과거 민원 사례에서 영암군이 보여준 대응에 비추어 보면, 당시 탄원서 취합은 결과적으로 선택적 조직 대응이었음을 자인한 것이었다.

사건의 발단을 다시 살펴야 한다. 한전의 345kV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 계획은 2023년 4월부터 추진됐지만 주민들은 2년이 넘도록 이를 알지 못했다. 주민들이 분노한 것은 자신들의 삶에 직결되는 사안을 행정이 은폐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간담회에서의 감정적 충돌은 이 구조적 불신이 표출된 결과였다.

행정이 해야 했던 일은 분명했다. 정보 은폐에 대한 변명보다는 주민과의 신뢰 회복과 갈등의 중재였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흘렀다. 주민의 거친 표현을 형사고소로 맞대응하고, 조직적 탄원서로 한쪽 편에 선 모양새를 만들었다. 갈등의 중재자여야 할 행정이 갈등의 당사자가 된 것이다.

물론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이 사건의 옳고 그름을 모두 가려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하나는 분명해졌다. 주민과 행정 사이의 갈등을 형사 절차로 해결하려 한 영암군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이 기사는 영암열린신문 홈페이지(www.openmedia.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openmedia.co.kr/article.php?aid=3436432590
프린트 시간 : 2026년 09월 29일 00:1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