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원 악취측정기, 5년간 절반만 가동

전원 차단 취약구조 5년간 방치
주민 정보공개에 측정값 미제공
주민들, 실효적 악취 대책 촉구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6년 03월 27일(금) 11:20

영암군이 1,5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악취측정기가 약 5년간 절반가량만 가동된 것으로 드러났다.

영암군은 2021년 5월 미암면 두억리 학평마을 회관 앞에 축사 악취를 측정할 목적으로 해당 장비를 설치했다. 이 마을은 인근 축사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20여 년간 주민 피해가 지속돼 온 지역이다.

그러나 설치 이후 올해 3월까지 약 4년 10개월 동안 실제 측정이 이루어진 횟수는 994회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영암군 환경기후과에 따르면 이 측정기는 하루 단위로 데이터가 기계 내부에 누적되는 구조다. 이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전체 기간 대비 가동률은 약 57%에 불과하다.

가동률이 저조한 원인 중 하나로 전원 공급 구조의 문제가 지적된다. 측정기의 전원공급선이 마을 쉼터 벽면의 콘센트에 연결되어 있어 외부에서 누구든 전원을 차단할 수 있는 구조다. 영암군 환경기후과 관계자는 본지 취재에 “전원 연결이 취약한 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별도 전원 공급 작업에 대해 비용과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적 결함은 설치 이후 약 5년간 개선되지 않은 채 방치돼 왔다.

관리 부실의 배경에는 설치업체의 사업 변동 문제도 있다. 측정기를 설치한 A업체는 측정값을 수집·통보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으나, 주민들은 “이 업체가 이미 2년 전에 폐업해 사실상 데이터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A업체가 전체 폐업한 것은 아니며, 악취측정기 관련 기술 부분을 B업체가 인수해 현재 AS와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올해 3월 B업체를 통해 측정기를 수리했으며, 현재는 정상 작동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핵심 쟁점인 측정값 공개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 학평마을 주민들은 지난 3월 5일 영암군에 측정기 설치 이후의 측정 내용과 측정값을 알려달라는 정보공개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군은 ‘994회 측정’이라는 횟수만 통보했을 뿐 구체적인 측정값은 제공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데이터는 기계 내부에 저장돼 있다”면서도 본지의 거듭된 확인 요청에 구체적인 측정값을 끝내 제시하지 못했다.

주민들의 민원 대응에 대한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2월 28일 야간 축사 악취가 극심해지자 소통폰을 통해 단속을 요청했으나,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학평마을 악취 민원은 많이 접수돼 왔으며, 민원 발생 시 감시원과 담당자가 주변 축사를 점검하고 있다”면서도 “악취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답변했다.

주민들은 “20여 년간 악취 피해를 호소해 왔으나 행정 당국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근본적인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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