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로건이 아니라 근거를 따져볼 때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
| 2026년 03월 27일(금) 12:35 |
영암군수 민주당 경선에 나선 두 후보가 출마선언문을 발표했다. 우승희 현 군수는 ‘인구 10만, 예산 1조’를, 전동평 전 군수는 ‘복지 영암, 행복 영암’을 내걸었다. 의제는 대부분 겹치지만 접근 방식은 상당히 다르다. 연속이냐 교체냐를 두고 두 가지 설계도가 경합하는 구도다.
양측의 군정 철학은 뚜렷이 갈린다. 우 군수는 중앙정부·전남도 사업과의 연동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전 전 군수는 영암만의 독자적 사업을 추가로 얹는 방식을 제시한다. 에너지 수익의 귀속 구조, 재정 운영의 방향, 농정 의사결정에서 민간 참여의 범위, 인구 유입의 경로까지 접근의 결이 다르다.
중요한 것은 어느 쪽 슬로건이 더 매력적인가가 아니라, 그 슬로건이 성립하기 위한 조건이다. 인구 10만은 전남도 추산에 기대고 인접 시군과의 경쟁이 변수다. 에너지 기본소득은 계통 접속 제한과 농지 전용이라는 관문 앞에 있다. 예산 25% 공약은 나머지 절반으로 군정 전체를 운영해야 한다는 제약이 따른다. 커스텀 모빌리티는 기업 유치 일정이 미확정이다. 어느 후보든, 조건이 밝혀지지 않은 약속은 사후에 검증하기도,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출마선언문이 나온 지금이야말로, 군민이 두 후보의 약속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할 시점이다. 인구 10만의 근거가 무엇인지, 에너지 수익이 실제로 군민에게 돌아오는 구조인지, 예산 약속에 재원 계획이 뒷받침되는지, 산업 유치가 어디까지 진행된 것인지를 물어야 한다.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지는 유권자가 많아질수록 공약은 구체적으로 되고 경선은 건강해진다.
영암의 다음 4년은 에너지 전환, 인구 위기, 재정 구조라는 복합적 과제 위에 놓여 있다. 이 과제들은 슬로건으로 풀리지 않는다. 두 후보의 군정 철학을 비교선상에 놓고, 군민 스스로 적극적으로 검증하고 현명하게 판단하는 것 - 그것이 이번 경선에서 유권자에게 요구되는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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