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이 곧 당선, 당의 책임은 더 무겁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년 04월 10일(금) 12:35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이 오는 11일 영암군의원 기초의원 비례대표 경선 후보자를 발표한다. 자격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고 공모에 참여한 예비후보는 3명이다. 그 가운데 한 명은 2024년 말 영암군생활개선회장 선거에서 금품 살포 의혹과 민주당 당직자 선거 개입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형사 고발은 지난해 1월 회장 연임 이후 조직 화합을 이유로 취하됐지만, 당시 제기된 사회적 논란의 무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 인물이 자격심사 어느 단계에서도 걸러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민주당 전남도당은 이번 비례대표 공모의 기조로 “컷오프 없이 당원과 국민 참여를 바탕으로 검증된 인재를 선출하겠다”고 공언했다. 당원 주권의 확대로 포장된 이 방침은, 경쟁선거 지역에서라면 논란의 여지가 적다. 본선이라는 최종 검증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가 부적격 후보를 낙선시킬 수 있는 지역에서는 당이 사전 배제 장치를 일부 거두더라도 민주적 견제가 작동한다.

그러나 영암은 다르다. 전남을 포함한 이 지역의 민주당 지지율은 90%를 웃돌고, 민주당 공천은 사실상 본선 당선과 동의어다. 특히 기초의원 비례대표는 유권자가 후보 개인을 선택하거나 거부할 방법이 원천 차단된 폐쇄명부식 선거다. 유권자는 정당에 투표할 뿐, 그 정당이 정한 순번을 뒤집을 수 없다. 정수 1석인 영암에서는 경선 순위 1번이 곧 의원 배지로 직결된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기초의원 비례대표 순위는 권리당원 투표 50%와 지역상무위원 투표 50%를 반영해 결정된다. 영암의 경우 결정 권한의 절반이 영암군지역위원회 내부에 귀속된다. 외부 감시도, 전남도당 차원의 완충 장치도, 일반 군민의 개입 경로도 없는 상태에서 지역 내부의 인맥이 의원직을 좌우하는 구조다.

경쟁 없는 지역의 공천에는 경쟁 있는 지역과는 다른 책임이 따라야 한다. 본선에서 걸러낼 수 없는 구조라면 공천 단계가 유일한 검증 관문이기 때문이다. 컷오프를 거두는 결정이 경쟁 선거 지역에서는 민주적 개방으로 읽힐지 몰라도, 영암과 같은 민주당 독점 지역에서는 정반대로 작동한다. 검증 없는 공천이 곧 검증 없는 당선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당규상 공천 부적격 사유가 확정판결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모르지 않는다. 고발이 취하된 사안을 기계적 배제 대상으로 삼기 어렵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 연속적으로 보도되고 논란이 제기됐던 사안이 공식 절차의 검토 흔적 없이 그대로 적격 명단에 남아 있다면, 이는 당규의 한계가 아니라 당의 태도에 관한 문제다.

지역사회가 11일 발표에서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절차의 투명성이다. 제기된 사회적 논란이 심사 과정에서 실제로 검토됐는지, 그 흔적을 지역민 앞에 드러낼 의지가 있는지 여부다. 민주당 독점 지역에서 당은 야당이 없는 자리의 책임까지 함께 지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본선 검증이 없는 지역에서 ‘컷오프 없이’라는 수사는 민주적 개방이 아니라 책임의 방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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