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의록 없는 2년, 민관협력은 어떻게 가동됐나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
| 2026년 04월 24일(금) 13:05 |
본지는 지난 17일 사설에서 영암군이 2년간 내세운 ‘다양성 공존’과 ‘아시아 문화거리’ 같은 수사가 현장에서 어떻게 증발했는지를 짚었다. 이번 주 후속 취재는 그 괴리가 우연이나 지연의 산물이 아니라 구조의 산물임을 보여준다.
세 가지가 확인됐다. 2024년 5월 발족한 민관협력 추진위원회의 회의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22명이 위촉됐고 외국인 주민 6명이 포함됐지만, 2년간의 논의를 기록할 공식 문서는 없다. 사업 예산 10억 원은 지난해 8월 인구청년과에서 도시디자인과와 기업지원과로 이관됐다. 추진위를 주관하던 부서는 예산을 잃었고, 예산을 받아 간 부서들은 추진위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사업명도 둘이다. 대외적으로는 ‘외국인 주민 특화거리’이지만, 의회 답변과 내부 실무에서는 ‘글로벌 하모니거리’로 쓰인다.
민관협력이 성립하려면 민의 의견을 기록할 형식, 그 기록을 집행으로 옮길 경로, 사업의 정체성을 일관되게 드러낼 공통 언어가 있어야 한다. 이번 사업에는 이 셋 모두가 비어 있거나 흩어져 있다. 지난 사설에서는 이를 “당사자 없는 정책, 수요조사 없는 설계”라고 썼지만, 이번에 드러난 사실은 더 무겁다. 당사자가 있었고 수요조사도 있었다. 다만 그것을 붙잡아 이어 갈 구조가 없었다. ‘있었다’와 ‘가동되었다’는 다르다.
군에 따르면 공사 준공까지는 약 3개월이 남아 있다. 지금 군이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다. 남은 기간만이라도 추진위원회 회의를 공식적으로 열고 회의록을 남겨, 외국인 위원 6명을 포함한 위원 전원에게 집행 내역을 보고하고 남은 계획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 그리고 두 부서로 이관된 예산의 집행 내역과 준공 이후 운영 계획을 주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2년의 구호를 3년의 구호로 연장하지 않는 방법은 남은 3개월을 구호 아닌 기록으로 채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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