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등급 4년, 120개 약속의 실제를 묻는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년 04월 24일(금) 13:06

영암군은 지난 14일 민선8기 공약이행 평가에서 4년 연속 전국 최우수 SA등급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군이 스스로 밝힌 추진율은 91%, 폐기된 공약은 0건이다. 전남 기초지자체 가운데 같은 성적을 4년 연속 유지한 곳은 영암이 유일하다.

그러나 본지가 군이 작성·공개한 세 종의 공식 자료를 교차 대조해 120개 공약을 전수 검증한 결과는 조금 다른 그림을 그린다. 원안대로 추진된 공약은 72건, 60%였다. 나머지 48건, 40%는 공약명과 내용, 예산, 기간, 목표 가운데 최소 하나가 임기 중에 바뀐 공약이다.

공약명이나 사업 내용이 바뀐 ‘대체형’이 19건, 목표·예산이 조정된 ‘규모조정형’이 14건, 축소된 경우가 7건이다. 확대된 공약은 단 1건이다. 변형된 48건 가운데 절반인 24건은 이미 ‘완료’ 혹은 ‘완료계속’으로 분류돼 있다. 바뀐 공약명과 바뀐 목표를 기준으로 ‘완료’가 매겨지는 구조가 4년간 작동해 왔다.

문제는 공약이 변경됐다는 사실이 아니다. 4년의 임기 동안 환경은 변하고 조정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그 변경이 어떻게 기록됐는가다. 바뀌면 바뀐 대로, 축소됐으면 축소된 대로 남기는 것이 공적 기록의 기본이다. 그러나 영암군의 공약 관리 체계 안에서 바뀐 후의 공약명과 바뀐 후의 목표는 ‘완료’ 두 글자로 수렴된다. 그 수치가 모여 ‘추진율 91%, 폐기 0건’이 되고, 다시 SA등급의 근거가 된다.

본지가 묻고자 한 것은, 공약 이행이라는 체계가 무엇을 기록하고 무엇을 기록하지 않는가, 유권자가 투표용지 앞에서 ‘이행됐다’는 말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다. 이 질문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의 것이 아니라, 군정을 맡을 누군가에게 공통으로 돌아가는 질문이다. 이번 연재가 세 종의 공식 자료만을 근거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군이 스스로 작성한 문서들이 서로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를 보여주고, 해석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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