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의 주인은 187만 조합원이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
| 2026년 04월 30일(목) 11:19 |
농협중앙회장을 187만 조합원이 직접 뽑는 직선제 도입을 핵심으로 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 입법이 5월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1961년 농협 창립 이래 60여 년간 유지돼 온 1,100명 조합장 중심의 간선제가 근본적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금품과 향응이 오가는 폐쇄적 이권 정치의 온상이었다. 강호동 현 회장만 해도 농협유통 용역 계약 1억 원 수수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고 있다. 최근 5년간 농협 계열에서 발생한 금융 비리는 285건, 사고 금액은 961억 원에 이르며 회수율은 56%에 그쳤다. 손실의 절반은 고스란히 농민 조합원의 출자금 피해로 돌아갔다.
이런 상황에서 일선 조합장 96.1%가 직선제에 반대한다는 농협중앙회 조사는 그 자체로 의미심장하다. 같은 시기 조합원과 일반 국민의 95% 안팎이 농협 개혁에 찬성한다고 답한 것과 정반대다. 누가 기득권을 지키려 하고 누가 변화를 원하는지가 수치로 드러난다. 21일 여의도 결의대회 2만 명을 두고 전농은 “조합당 버스 1대 이상 필수 인원 할당, 시군별 참여 인원 보고 지시”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농협중앙회가 자율성을 외치며 조합원을 동원의 도구로 삼은 것이라면 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입증한 셈이다.
다만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방선거까지 넘어가면 정치적 쟁점과 결합할 수 있다”며 5월 입법 정리를 공언했다. 그러나 6·3 지선 직전 입법 마무리는 그 자체로 정치 일정에 맞춘 속도전이다. 187만 조합원의 삶을 바꿀 제도를 한 달 안에 정리하겠다는 발상은 농민을 들러리로 세우는 일이다.
농협의 주인은 187만 조합원이다. 직선제는 그 원칙을 회복하는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니다. 국회는 5월 시한에 쫓길 것이 아니라 충분한 숙의를 거쳐 직선제 이후의 과제까지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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