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예산으로 설치한 세월교가 ‘불법시설’ 철거 대상? 군 “하천부서 협의 없어 철거 불가피”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
| 2026년 07월 10일(금) 1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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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이 영암읍 장암리 274-2 인근 회화천에 설치된 흄관형 세월교를 철거하기로 하면서 주민 반발이 일고 있다. 군은 하천부서 협의 없이 설치된 불법시설물이라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은 과거 영암읍 주민숙원사업으로 군 예산을 받아 설치한 시설이라며 행정 내부 절차 누락의 책임을 주민에게 돌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의 시설은 원형 흄관을 통해 물을 흘려보내고 그 위로 차량과 농기계가 통행하는 구조다. 현장에는 ‘영암 장암리 재해예방 소교량 정비공사 시행 알림’ 현수막이 걸렸고, 공사 내용은 ‘세월교 철거’로 표시됐다.
영암군 군민안전과 하천시설팀은 해당 세월교가 하천부서의 점용허가나 협의 없이 설치됐고, 낙차공 위에 있어 재해위험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대웅 하천시설팀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시설에 대해 “하천부서에 점용이 되지 않고” 설치된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또 낙차공 위에 놓여 있다며 “재해 위험이라든가 이런 부분이 있을 것 같아서” 철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군은 해당 시설이 하천기본계획상 교량 위치가 아니고, 관련 부서 협의 근거도 확인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 팀장은 “관련 실과에서도 하천점용 협의가 들어오는데, 여기는 아무리 찾아도 근거가 없다”며 “기준에 맞지 않는 시설은 철거해야 한다는 게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설치 주체를 둘러싼 논란은 남아 있다. 김 팀장은 “군에서 설치한 다리가 아니냐”는 질문에 “저희 부서는 아니지만 읍사무소에서 설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인근 주민 A씨는 이 세월교가 2018년 무렵 영암읍이 주민숙원사업으로 군 예산을 받아 설치한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영암읍에서 군으로 주민숙원사업 예산을 요청했고, 예산이 교부돼 세월교를 놔준 것”이라면서 “군에서 설치한 시설을 이제 와서 허가를 받지 않았으니 불법이라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인근 20여 농가가 해당 세월교를 농기계·차량 통행로로 이용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주민 측은 행정이 필요성을 인정해 설치한 시설이라면 철거 과정에서도 설치 경위와 절차 누락 책임을 먼저 설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군이 재해위험을 이유로 들면서도 안전진단, 수리·수문 검토, 구조검토 등 주민이 납득할 만한 객관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철거 방침도 공식 주민설명회가 아니라 전화와 구두로 전달받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주민 측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 ‘영암군 하천보 및 세월교 철거 추진의 절차적 적법성과 안전성 검토의 적정성’을 조사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에는 재해위험 판단 근거, 철거 결정 과정의 적법성, 주민설명회와 의견수렴 절차, 철거 외 보강·개선 대안 등을 조사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행정안전부가 6월 10일 지방정부에 통보한 하천·계곡 불법시설 정비 기준에는 유수 소통과 치수 안전에 지장이 있는 시설은 원상회복하되, 주민 생활과 밀접한 시설은 공공성과 필요성을 고려해 정비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결국 이번 논란은 해당 세월교가 기준에 맞지 않는 시설인지 여부를 넘어, 행정이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시설의 협의 누락 책임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재해위험 판단의 객관적 근거를 어떻게 제시할 것인지가 쟁점으로 남게 됐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