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암군 이격거리 더 완화되나…농촌 보호장치 ‘흔들’ 정부안, 태양광 200m·풍력 1km 이내로 상한 제한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
| 2026년 07월 10일(금) 10: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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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이격거리 상한을 법령으로 정하려 하면서, 지난해 말 농민 반발 속에 개정된 영암군 발전시설 입지 기준도 다시 손질될 전망이다.
정부 시행령안이 원안대로 확정되면 영암군 조례가 정한 태양광 주거밀집지역 300m·주요도로 300m 기준과 풍력 1.5~2km 기준은 상위 법령에 맞춰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농민단체가 지난해 조례 개정 당시에도 농촌 환경 훼손을 우려하며 반발했던 기준이 다시 완화될 수 있어, 재생에너지 확대와 농촌 생활권 보호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5월 29일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지난 8일 의견 제출을 마감했다. 개정안은 기존 법률이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으로 바뀌는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 분리 정비와 함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이격거리 기준을 구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행령안은 태양광 발전설비의 경우 발전설비 경계선으로부터 조례로 정하는 이격거리를 주거지역 200m 이내, 도로 100m 이내로 제한했다. 풍력 발전설비는 주거지역과 도로 모두 1,000m 이내로 정하도록 했다. 풍력의 경우 이격거리 하한은 발전설비 높이의 2배로 규정했다. 주거지역 기준 호수는 지자체가 조례로 정하되, 최소 5호 이상이어야 한다.
정부는 지자체마다 다르게 운영돼 온 이격거리 기준을 정비해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시행령안 조문별 이유서도 “지자체별로 상이하고 과도하게 설정되었던 이격거리 규제를 법령에서 상한 등으로 구체화”하는 것이 입법효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영암군 현행 기준과 격차 커
영암군 도시계획 조례 제20조의3은 발전시설에 대한 개발행위 허가기준을 두고 있다. 현행 조례상 태양광 등 발전시설은 고속국도·일반국도·지방도·군도 300m 이내에 입지할 수 없다. 군계획시설 중 왕복 2차선 이상 포장도로와 교통광장, 농어촌도로 등은 100m 이내 입지가 제한된다.
주거 기준도 별도로 정했다. 5호 이상 주거밀집지역으로부터 300m 이내, 5호 미만 거주지로부터 100m 이내에는 발전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 경지정리가 완료된 우량농지나 집단화된 토지, 농업기반시설인 저수지 등 농업생산시설 부지, 관광지·유원지 500m 이내도 입지를 제한하고 있다.
풍력 기준은 더 강하다. 영암군 조례는 풍력발전시설에 대해 5호 이상 민가가 밀집한 주거밀집지역 경계로부터 2,000m, 5호 미만 거주지는 1,500m를 이격하도록 했다. 초·중·고등학교, 도서관, 노인요양시설, 유치원, 병원, 경로당, 축사와 축사시설 등 정온시설도 2,000m 이내 입지를 제한한다. 관광지·유적지, 주요 도로 역시 2,000m 기준을 적용한다.
정부안과 대조하면 태양광은 5호 이상 주거밀집지역 300m 기준이 200m 상한과 맞지 않는다. 주요 도로 300m 기준도 시행령안의 도로 100m 상한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풍력은 영향이 더 크다. 현재 1.5~2km로 설정된 영암군 기준이 정부안의 1km 상한을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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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 미만·축사 기준 유지 불투명
가장 민감한 부분은 5호 미만 민가와 축사 등 정온시설이다.
영암군 조례는 농촌 주거 현실을 고려해 5호 미만 거주지도 별도 보호 대상으로 두고 있다. 태양광은 100m, 풍력은 1,500m 이내 입지를 제한한다. 그러나 시행령안은 주거지역 기준 호수를 최소 5호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어, 산재한 농촌 민가 보호 기준이 현행처럼 유지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축사와 축사시설도 쟁점이다. 영암군 조례는 축사를 학교·병원·경로당 등과 함께 정온시설로 묶어 풍력 2,000m 이격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반면 시행령안은 주택과 도로를 중심으로 이격거리 기준을 설계하고 있어, 축산농가 보호 기준을 어디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다만 우량농지와 집단화된 토지 입지 제한은 단순한 거리 기준이라기보다 개발행위 허가 단계의 입지 기준 성격이 강하다. 시행령의 이격거리 상한만으로 곧바로 사라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조례 정비 과정에서 함께 논의될 가능성은 있다.
군 “법 완화되면 조례 개정”
영암군도 상위 법령 개정에 따라 조례 정비가 뒤따를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영암군 도시디자인과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2월 조례 개정 당시 향후 상위 법령 개정 가능성을 예상한 측면이 있었다며, 법령 개정으로 이격거리 기준이 완화되면 이에 맞춰 조례를 개정하게 될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도시디자인과는 현재 정부 시행령 개정안 자체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정책 관련 사안인 만큼 지역순환경제과 에너지정책팀에서 우선 검토할 사안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역순환경제과 에너지정책팀은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법 개정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시행령안 입법예고는 별도 공문을 받지 못해 알지 못했다며, 내용을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을 개별 부서의 대응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 시행령안이 지자체 조례의 이격거리 상한을 직접 제한하는 구조인 만큼, 중앙정부의 의견수렴 과정에서 농촌 지자체와 현장 의견이 충분히 반영됐는지가 더 큰 쟁점이다.
농민단체들은 정부 시행령안이 지자체 조례를 통해 마련한 농촌 주민 보호장치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풍력발전시설의 소음, 저주파, 그림자 깜빡임, 경관 훼손, 공동체 갈등 등을 들어 모든 민가에 대한 이격거리 보장과 주민동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행령안은 입법예고를 마쳤지만 최종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제출 의견 검토 결과에 따라 재입법예고 여부나 세부 고시 내용이 달라질 여지도 있다. 정부안이 원안대로 확정될 경우 영암군 조례 개정 과정에서도 5호 미만 민가와 축사 등 농촌 생활권 보호 기준, 주민 의견 반영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