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생에너지 확대, 농촌지역 보호장치는 어디에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
| 2026년 07월 10일(금) 10:50 |
정부가 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이격거리 상한을 법령으로 정하려 하면서 농촌지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행령안이 원안대로 확정되면 태양광은 주거지 200m·도로 100m, 풍력은 주거지와 도로 1km 이내로 제한된다. 영암군을 비롯한 지자체 조례도 이에 맞춰 손질될 가능성이 크다.
영암군 현행 조례도 농민들에게 환영받은 기준은 아니었다. 지난해 말 조례 개정 당시 농민단체는 발전시설 난립과 농촌 환경 훼손을 우려하며 반발했다. 그런데 정부 시행령안은 그 기준마저 다시 낮출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농민들로서는 지역 조례에 이어 중앙정부 시행령으로 또 한 차례 보호 기준이 후퇴한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5호 미만 민가와 축사 등 농촌 현실이 충분히 반영됐는지 의문이다. 농촌은 주택이 촘촘한 도시와 다르다. 한두 가구가 떨어져 살기도 하고, 축사와 농지는 생활공간이자 생업 기반이다. 기준 호수를 최소 5호 이상으로 두고 축사 등 정온시설을 명확히 보호하지 않는다면, 실제 영향을 받는 주민과 농가는 제도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
정부는 지자체마다 다른 이격거리 규제를 정비해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한다. 과도한 규제와 불투명한 주민동의, 마을발전기금 관행이 사업 추진을 왜곡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해법이 전국 상한을 낮추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지역마다 지형, 주거 형태, 농축산업 구조, 피해 경험이 다르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그러나 그 부담이 또다시 농촌에 집중돼서는 안 된다. 도시는 전력을 소비하고, 농촌은 발전시설과 송전망, 경관 훼손과 생활 불편을 떠안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이를 정의로운 전환이라 부르기 어렵다.
정부는 시행령 확정 전 농민단체와 농촌 지자체의 의견을 더 면밀히 들어야 한다. 5호 미만 민가, 축사 등 생업시설, 직접 영향권 주민 의견수렴, 피해 보상과 사후관리 기준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영암군도 조례 개정 논의가 불가피해진다면 숫자만 낮출 일이 아니다. 농촌 보호장치와 주민 참여 절차를 함께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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