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일의 외침,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
| 2026년 07월 16일(목) 10: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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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을 희생시키는 신해남-신장성 345kV 송전선로는 재검토되어야 한다.
지난 7월 10일, 영암군 주민들이 한국전력공사 본사 앞에서 이어온 1인 시위가 200일을 맞았다. 지난해 9월 시작된 이 시위는 단 하루도 멈춘 적이 없다. 폭우와 폭설, 폭염과 혹한 속에서도 주민들은 농사일을 뒤로한 채 한전 본사가 있는 나주혁신도시로 향했다. 그렇게 이어진 200일은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삶의 터전과 공동체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절박한 호소였다.
하지만 정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제대로 답하지 않고 있다.
계획 수립 단계부터 입지선정위원회 운영의 과정까지 주민들 몰래,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으로 입지가 선정되었다. 심지어 주무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도 입지선정위원회 운영 과정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신해남-신장성 345kV 송전선로 사업은 여전히 강행되고 있다. 공기업인 한전은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주민들이 체감하는 한전의 모습은 다르다. 주민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경청하기보다 보상과 지원을 앞세워 지역사회를 분열시키고, 반대 목소리를 애써 축소하거나 무시하는 모습은 공기업이 가져야 할 책임 있는 자세와 거리가 멀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공기업은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더 근본적인 질문도 던져야 한다. 신해남-신장성 345kV 송전선로는 과연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이 송전선로는 결국 수도권, 특히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국가 기간망이다. 그렇다면 지방은 전기를 생산하고 송전선로 피해를 감내하는 역할만 해야 하는가. 산업과 일자리, 경제적 이익은 수도권에 집중되고, 환경 훼손과 재산권 침해, 주민 갈등은 지방이 떠안는 구조가 과연 국가균형발전의 방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정부가 최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는 점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호남을 미래 첨단산업의 거점으로 육성하려 한다면, 먼저 호남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는 정책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지역 산업을 키우겠다고 하면서 정작 지역의 전력은 외부로 보내는 정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제는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지방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방에서 우선 활용하는 분산형 전력체계를 확대해야 한다. 이는 송전망 건설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국가 전력망의 안정성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지역이 희생의 대상이 아니라 발전의 주체가 되는 국가균형발전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국책사업이라고 해서 주민의 권리와 민주적 절차가 가볍게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주민 동의 없는 일방적인 사업 추진은 갈등만 키울 뿐이며, 지속 가능한 정책이 될 수 없다. 개발은 국민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기 위한 것이지 특정 지역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200일 동안 영암군민은 포기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주민들의 생존권과 지역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목소리는 계속될 것이다. 정부와 한전이 지금이라도 주민들의 외침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신해남-신장성 345kV 송전선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를 촉구한다.
지금까지 한전 앞 1인 시위를 비롯한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는 영암읍, 금정면, 덕진면, 신북면 주민 대책위에게 감사드리며, 지지와 응원을 보내 주시는 영암군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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