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 끌려간 영암 15세 소년…유족 2심도 승소

미쓰비시 배상책임 항소심 인정
원고 6명에 최대 1억 원 배상
지하 1천m서 2년간 강제노역
유족 측, 상고 여부 추후 결정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6년 07월 31일(금) 10:58

영암 출신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고(故) 이상업 씨의 유족이 미쓰비시광업의 후신인 미쓰비시 마테리아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광주고법 민사2부(박정훈 고법판사)는 지난 23일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6명이 미쓰비시 마테리아루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 3명에게 각각 1억 원을, 나머지 3명에게는 상속분에 따라 각각 1천176만~1천666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도 1심과 마찬가지로 미쓰비시 측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이번 소송에는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9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소명자료 부족 또는 소멸시효 완성 등을 이유로 1심에서 패소한 3명은 항소하지 않았다.

승소한 피해자 가운데 이상업 씨는 만 15세였던 1943년 영암에서 ‘영장’을 받고 미쓰비시광업이 운영하던 일본 후쿠오카현 가미야마다 탄광으로 끌려갔다.

이 씨는 지하 1천m에서 석탄을 캐고 탄차를 미는 중노동에 약 2년간 시달린 뒤 심폐증을 앓았다. 해방 후 귀향한 이 씨는 88세 때 강제노역 경험을 담은 회고록 《사지를 넘어 귀향까지》를 남겼고, 2017년 90세로 별세했다.

재판이 끝난 뒤 이상업 씨의 아들 이선희 씨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 유족들이 끝까지 힘을 모아 아픔을 풀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가족 측 변호인은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한 것은 1심과 같지만, 일부 위자료는 상속 지분과 법률상 관계 등에 따라 감액됐다”며 “대법원 상고 여부는 판결문을 받아본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소송을 지원한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대표는 “수십 년 동안 외면당한 강제동원 피해를 법원 판결을 통해 역사적 사실로 확인하고, 일본 전범기업의 책임을 인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모임에 따르면 미쓰비시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약 10만 명을 강제동원한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 내 27개 작업장과 한반도 내 37곳의 탄광·군수공장을 운영했다.

시민모임은 2019년부터 피해자와 유족 54명이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 9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15건을 지원해 왔다. 이 가운데 1건은 패소가 확정됐으며, 나머지 14건은 대법원 상고심 1건, 항소심 9건, 1심 4건으로 나뉘어 계류 중이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이 기사는 영암열린신문 홈페이지(www.openmedia.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openmedia.co.kr/article.php?aid=3555730382
프린트 시간 : 2026년 09월 28일 16:3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