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산물 유통가게 ‘과일이야기’ 대표 한경준

“영암군의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 제 가게는 없었을 거예요”
이는 2년 전에 300만원으로 시작해, 지난 한 해 동안에 매출 10억을 달성한 영암 청년창업가 한경준(27) 대표의 말이다. 그는 처음 어렵사리 차린 가게를 이제는 배달 트럭 3대를 운영하고, 3명의 청년을 고용한 사업체로 성장시키며, 목포 옥암동에 분점까지 냈다.

그의 가게, 농산물 유통가게 ‘과일이야기’는 영암군 삼호읍 삼호중앙로에 위치해 있다. ‘과일이야기’는 영암에서 생산된 한우, 쌀, 고구마 등의 1차 생산품을 가공·유통해 부가가치를 높인 다음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모델을 보여주었다.

영암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한 대표는, 2년 전까지만 해도 목포의 한 카페로 출퇴근하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는 과일 카페를 차릴 꿈을 꾸며, 영암에서 무화과를 도매하는 누나를 도와 다른 과일가게에 납품하는 일을 하였다. 2022년에 그는 ‘과일 카페 꿈’과 ‘누나 일 돕기’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의 아이디어는 ‘젊은 층의 기호에 맞게 과일을 자르거나 소분해서 팔아볼까’ ‘영암 무화과로 그릭요거트 같은 가공품을 만들어 팔면 좋을 텐데’ ‘SNS를 이용해 좋은 과일을 대량으로 싸게 팔면 승산이 있겠다’ 등이었다. 그러나 당시 그의 전 재산은 300만원으로, 창업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초기자본이었다.

▲ 명절을 맞아 주문 들어온 상품들을 포장하고 있는 모습.

그에게 길을 열어 준 것은 영암군의 ‘밀키트 창업지원 플랫폼 구축 및 운영 사업’이었다. 영암군은 2022~2023년 해마다 한 대표에게 1500만원씩을 지원하고 경영 컨설팅 등을 제공했다. 그는 이를 “제때 꼭 필요했던 지원”이라고 표현하며, 이 지원금으로 가게 임대료 등을 내며 창업 초기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신선하고 좋은 과일을 커팅·소분·가공 판매하고, 한 포털 커뮤니티에 ‘과일이야기(영암 삼호점)’ 이름으로 집중 홍보하자 사람들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이렇게 자신에게 다가온 기회를 성실과 신뢰로 키웠다. 사업 초기 400만원을 들여 비파괴 당도측정기를 구입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한 대표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좋은 과일 고르는 법을 물어보고, 또 배우고 싶어 한다. 그럴 때마다 매장을 찾아온 손님을 정으로 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해준다. 세상에 맛있는 과일가게는 많지만 정을 나누는 곳은 드물다”고 말했다.

사업 3년 차에 접어든 한 대표는, 올해 영암군으로부터 인건비 지원을 받는다. 한 대표는 “막연했던 과일 카페를 크게 차려볼 구체적 계획을 세워가고 있다. 과일이야기에서 나를 보고 꿈을 키워가고 있는 3명의 직원에게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많은 청년들이 실패의 두려움을 떨치고 영암에서 나처럼 창업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