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 구제역 살처분 농가 보상금과 지방자치단체 살처분 처리비용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령’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가축전염병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농가와 지자체의 부담을 완화하고자 마련됐다.

주요 내용을 보면 먼저 구제역 살처분 농가에 대한 보상금 지급 기준이 완화된다.

그동안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에서 가축 전부를 살처분할 경우 가축평가액의 20%를 일괄 감액했지만, 앞으로는 예방접종을 성실히 이행한 농가의 음성 가축에는 감액 없이 전액을 보상한다.

이는 예방접종 참여 농가에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방역 협조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또한 가축전염병 발생으로 이동제한 명령을 받은 농가에 대한 소득안정 지원의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기존에는 행정지침에 근거해 지원했으나 앞으로는 시행령에 지원 기준과 절차를 명시해 신속한 지원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지자체의 살처분 처리 비용에 대한 국고 지원 폭도 확대된다. 재정자립도와 살처분 가축 비율에 따라 최대 40%까지 차등 지원한다.

이번 시행령 개정에 대해 농민단체는 보상금 현실화 등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전반적인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현장에서 제기된 건의사항들이 일부 수용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 영암군은 최근 이번 시행령 개정에 자체적인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며 성과를 자평하고 나섰다.

영암군은 지난 3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농식품부를 방문해 살처분 비용의 국비 지원을 건의했고, 이를 근거로 “AI 살처분 국비지원 이끌어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이는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시행령 개정안에는 영암군뿐 아니라 여러 지자체와 농가의 건의사항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암군 역시 단독이 아닌 전남도와 공동으로 개정을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영암군이 자신들의 공을 지나치게 부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심한 치적 홍보에 혈안이 된 우승희 영암군수를 보자면 지난 2022년 12월의 잔혹한 살처분의 기억을 소환한다.

2022년 12월 AI 확산 당시 살처분 업체의 부실하고 잔혹한 살처분을 방치했던 일은 아직도 군민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살처분 과정의 관리감독이 엉터리였던 것이다.

영암군 관계자는 “살처분은 전문업체에 위탁하다 보니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앞으로 선제적 예찰과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대책을 내보이지는 않았다.

영암군은 미흡했던 방역 관리감독 실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 행정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서도 투명하고 객관적인 현장 점검이 시급하다.

이번 정부 시행령 개정을 계기로 농가 피해 최소화와 질병 확산 방지를 위한 지자체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막중해졌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선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