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라남도 국립의대 설립’ 추진 입장을 공식화한 이후, 전남 동·서부권 간 단독의대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당초 통합의대 추진 의지를 밝혔던 전남도가 공모를 통한 단독의대로 방침을 급선회하면서 양 지역 간 갈등도 증폭되는 모습이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김영록 지사는 의대 설립에 관한 지역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이날 송하철 목포대 총장, 박홍률 목포시장, 문차복 목포시의회 의장과 면담하고, 의대 공모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김 지사는 “정부 상황이 유동적이라 신속한 추진이 필요하다”며 “공모 과정에서 지역 의견 개진 기회를 충분히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도의회 의장단, 순천대 총장 등과도 잇따라 면담 일정을 세우며 조속한 공론화에 돌입했다.


관련해 전남도 관계자는 “2026학년도 개교를 위해 올해 안에 설립 대학과 입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각계 의견을 수렴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김 지사의 행보에도, 총선 이후 자신의 지역구와 관련한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유치전은 더욱 과열되는 분위기다.

목포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 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공모는 실정법에 어긋난다”며 목포대 단독 유치를, 같은 당 순천·광양·곡성·구례 김문수·권향엽 당선자는 순천대를 강력 지지하고 나섰다.

야권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김윤·전종덕 당선자들은 “공공 의대를 공모로 선정하는 건 정치논리로, 통합보다 갈등만 키울 수 있다”며 공모 자체를 공개 반대하기도 했다.

여기에 전남도의 일방적 결정에 반발해 온 전남도의회는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의대 추진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전남도의 부적절한 업무처리를 비판하기도 했다.

최선국 전남도의회 보건복지환경위원장은 “통합의대에서 단독의대로 급선회한 배경을 살피려는 기초자료마저 감추려 한다”며 “도민이 궁금해하는 공모 전반의 실체에 다가설 수 없게 하는 꼼수”라고 지적했다.